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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아들 관심병사 되고 2년간 휴가 2번 나와"

입력 : 2014.07.11 19:59

자살 이상병 유족 "아들 돌볼 기회가 한번만 있었더라면…"
군 "보호와 지도에 최선" VS 부모 "조기전역 등 조치했어야"


육군 GOP 부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보호관심병사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관심병사 A급으로 분류됐던 병사가 상병으로 전역한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모(53)씨는 군대에 보냈던 아들(22)을 이제 영영 떠나보낸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들이 군대에서 관심병사가 되고 2년간 휴가를 2번밖에 못 나왔다"면서 "밖으로 나와 제대로 우리가 치료해줄 기회가 한 번만 있었더라면 이런 기분은 아닐 것"이라며 탄식했다.

전날인 10일 육군에서 상병으로 만기 전역해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가족과 저녁을 먹고 난 뒤 아파트 18층에서 투신,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아들이 막판에는 영창에도 가고 군 생활을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어리바리하게 있다가 잘못을 하는데 아무도 감싸주질 않았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의 아들은 대학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2012년 8월 육군에 입대했다.

신체검사 결과가 좋았고 특수부대를 지망할 정도로 군 복무에 열의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관심병사 A급으로 분류되고 자대 배치를 받는 순간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선·후임간, 동기간 잘 지내지 못했고 경계병 업무에서도 뒤처졌다.

경북 영천의 소속 군부대 당국과 이 상병 부모에 따르면, 이 상병은 훈련소 때부터 복무부적응으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복무 기간 복종의무 위반과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5차례 징계를 받았다.

영창에 가기 전 근무지 이탈로 긴급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았다.

잇따른 징계로 휴가가 취소돼 4박 5일 100일 휴가와 4박 5일 상병 휴가, 이렇게 단 2번 휴가를 나왔다.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이씨의 아들은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적도 있었고, 감정조절의 어려움, 공격적인 언행 증세를 보였다.

병원 상담기록을 보면 "다른 애들이 열심히 공부할 때 놀았으니까 여기 와서 이런 고생을 하는 거라고 나에게 말하는 간부도 있었는데 그런 간부들은 벌 안 받느냐"고 성토하는 등 부대 생활에 대한 불만을 자주 호소했다.

그러는 사이 상관 폭행죄로 군사법원에 구속돼 전역일은 더 늦춰졌다. 병장 진급에서도 누락돼 만기 복무일을 채우고도 상병으로 전역했다.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귀가했으나 아직은 군인 신분인 전역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 당국은 그동안 이 상병을 군대 적응 프로그램인 그린캠프에 두 차례 보냈으며, 민간 의료기관 및 성직자에게 보내 치료와 상담을 받게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씨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처벌을 제대로 받아야겠지만 중대장이 인정할 정도로 우리 아들은 정신병자처럼 보였다"면서 "이런데도 절차만 따지다가 제때에 밖으로 나오지 못해 결국 저렇게 갔다"고 분노했다.

그는 "휴가라도 한번 나와 사회의 바람을 쐬든지 아니면 조기 전역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씨의 아내(51)는 "올해 초 면회를 갔을 때 손동작이 이상하고 초점이 없는 아들의 눈빛을 보고 '이렇게 우리 아들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버렸다"며 목놓아 울었다.

(의정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