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유화공단 정전→눈덩이 피해' 되풀이…대책 없어

입력 : 2014.07.08 19:03


순간 정전으로 석유화학공단 입주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피해를 방지할 대안이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후 1시 53분께 울산시 남구 용연변전소에서 전력 공급업체인 한주로 연결되는 전선로가 낙뢰를 맞아 순간적으로 전기 공급이 차단, 한주로부터 전기를 받는 동서석유화학 울산공장 등 14개 업체의 일부 또는 모든 공정이 멈췄다.

한번 공정이 멈추면 생산라인 안에서 굳어진 원료를 제거하거나 장비를 예열해 재가동할 때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석유화학업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업체별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울산만 해도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는 것.

지난 2월 10일에도 용연변전소에서 한주로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로가 폭설로 끊어져 10여개 업체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전선이 끊어진 원인만 다를 뿐 사고 원리와 피해 유형이 이번과 똑같다.

앞서 2011년 12월 6일에도 용연변전소의 설비고장으로 약 70개 업체가 크고 작은 정전 피해를 입어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이 났다.

이처럼 순간 정전으로 공단 입주업체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고가 잦지만, 이를 예방할 만한 묘안은 현재로선 없다.

통상 석유화학업체는 대다수가 자체 비상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안전사고나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소방시설이나 비상조명을 가동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공장 전체를 재가동할 만한 발전시설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가발전 능력이 그나마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정유공장도 최대 비상발전량은 전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의 30%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가령 공장 전체를 돌릴 만한 발전설비를 갖춘다면 굳이 한전이나 전력 공급업체로부터 전기를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비상발전은 말 그대로 정전 때 안전을 위한 필수시설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공장 전체를 가동할 수 있는 비상발전 능력을 갖춘다 해도 순간적인 정전은 석유화학업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정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 1초만 멈춰도 모든 공정을 셧다운하고 재가동해야 하는 게 석유화학산업"이라며 "완벽한 자가발전시설을 갖출 수도 없겠지만, 갖춘다 해도 정전과 동시에 대체 전력을 연결해 피해를 방지하기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두 개의 송전선로를 설치해 정전사고에도 공장 가동 중단을 방지할 수 있는 송전선로 복선화가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투자 대비 기대효과를 따져볼 때 기업이 선뜻 도입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장기적으로는 선로 복선화가 거의 유일한 해답이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를 정전에 대비해 막대한 투자를 할 만한 기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로선 한전이나 민간업체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대하면서 정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라는 것이 유일한 대책인 셈이다.

(울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