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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판다, 까칠한 놈 하지만 너무 귀여운 놈

권종오 기자

입력 : 2014.07.08 09:07|수정 : 2014.07.08 09:12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는 '푸와'((福娃, 우리말로 '복덩이')로 물고기, 판다, 올림픽 성화, 영양(羚羊), 제비를 형상화해 모두 5종류를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푸와 징징' 즉 판다였습니다. 판다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사랑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중국은 지난 1957년부터 자국을 상징하는 판다를 외국에 보내 우의의 사절로 활용하는 '판다 외교'를 폈습니다. 1972년 이른바 '핑퐁 외교' 당시 판다를 미국에 선물로 준 것은 세계 외교사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했습니다. 현재 판다 47마리가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벨기에, 태국,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 13개국 18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특산물이자 국보인 판다가 우리나라에도 오게 됐습니다. 지난 7월3일과 4일 1박2일 일정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하면서 판다 한 쌍을 한국에 임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쌍의 판다를 한국에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한 쌍의 판다는 지난해 한국에 온 따오기들과 함께 앞으로 양국간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판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시점은 내년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판다는 크게 '자이언트 판다'와 '레서 판다' 2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중국에서 서식하는 것은 '자이언트 판다'입니다. 영어로는 'Cat bear' 또는 'Bear cat'이라고도 불립니다. 중국어로 '슝마오'(熊猫)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즉 고양이처럼 생긴 곰이라는 뜻이지요. 저는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자이언트 판다'를 중국에서 취재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직 중국과 수교하기 전이던 1991년 11월6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 교외에 있는 '판다 번식 연구센터'를 방문해 판다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당시 연구센터는 촬영을 허가하는 대가로 상당한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때마침 SBS TV 개국을 한달 앞둔 시점이어서 영수증을 받고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촬영이 10분쯤 진행됐을 때 한 직원이 오더니 지금 한국 돈으로 약 20만원 정도를 더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돈을 더 내지 않으면 촬영이 당장 중지될 수 있다는 엄포도 늘어놓았습니다. 판다를 이용해 재미를 단단히 보겠다는 속셈이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횡포였지만 어쩔 수 없이 몇 만원 더 주는 선에서 합의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눈 앞에서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판다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정말 힘든 동물이었습니다. 온순해보이는 외모만 보고 다루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습니다. 제가 판다의 주식인 죽순을 준 뒤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순간 날카로운 이빨로 제 손가락을 물어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습니다. 시쳇말로 '한 성질' 하는 놈이었습니다. 원숭이처럼 똑똑한 것 같다가도 어느 때는 한없이 멍청한 짓도 합니다.

기분이 나쁘면 까칠한 성질을 그대로 드러내지만 신명이 나면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몸 개그'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세계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의 80%는 중국 쓰촨성에 살고 있습니다. 판다가 하루 15kg이나 먹는 대나무가 이 지방에 많기 때문입니다. 쓰촨에 주로 서식하는 탓에 2008년 쓰촨 대지진때는 죽음의 순간에서 극적으로 구출되는 시련도 겪었습니다.            

 판다는 정말 비싼 동물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판다 한 쌍을 한국에 임대하는 조건으로 100만달러, 약 10억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수의사 1명과 사육사 2명의 체재비, 판다 관리 비용을 합치면 매년 10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994년 우리나라에 판다가 들어왔다가 'IMF 사태'를 맞았던 1998년에 돌아간 것도 과도한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판다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폭발적인 인기를 감안하면 이번에는 경비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꽤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판다는 보기 보다 까칠한 놈입니다. 식성도 까다롭습니다.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장점이 딱 하나 있습니다. 생긴 것도, 몸짓도 너무 귀엽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