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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진도 경찰관 자살 원인…세월호 충격 커"

입력 : 2014.07.07 10:05|수정 : 2014.07.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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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 한수진/사회자:
지난 달 26일 밤이죠. 전남 진도 대교에서 진도 경찰서 소속 김 모 경위가 바다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로부터 9일 만인 지난 토요일 5km떨어진 바닷가에서 김 경위의 시신이 발견되었는데요. 김 경위는 70일 넘는 기간에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면서 친지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고 다루는 경찰,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그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죠. 지금 경찰에서 김 경위에 대해서 순직, 1계급 특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번 사건에는. 그래서 특혜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김 경위가 지난 6월 26일 밤이었죠. 9시 경에 투신하기 전에 경찰관들끼리 하는 메신저 채팅 방에 술병 사진을 올리고 죽고 싶다,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심사승진 탈락된 것에 대한 괴로움을 표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런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만이 아니라 승진탈락에 대한 좌절감, 이런 부분도 자살의 원인이 되지 않느냐,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들도 있고요. 이 사건을 보면 분명 그런 부분은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승진탈락 때문에 자살한 경찰관도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김 경위가 그 당시 처해있던 상황을 보면 사실 다른 심사 승진자들과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승진을 위한 그런, 윗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거나 거기에 골몰한다거나 이런 모습 보다는 세월호 가족들과 반말로 대화하는 유일한 공무원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거든요. 아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과 공감대가 상당히 컸었고요. 그래서 다른 이유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아마 자살의 가장 큰 중심적인 원인은 세월호의 충격이다. 그리고 보셨겠지만 단원고 교감선생님도 자살 하셨고요, 자원봉사자 한 분도 그랬고 유족 한 분도 자살 기도를 하셨고 그래서 이런 큰 사건의 트라우마는 다른 여러 가지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다, 라는 것을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똑같은 사건이나 사고 겪어도 사람에 따라서 충격을 받아들이는 정도나 해소 하는 정도, 방법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경찰관들은 다른 사람들 자살 시도 막고, 자살하지 않도록 설득해서 살려내시는 분들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은 더 슬프고 충격적인 것 같아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경찰관을 어떻게 본다면 슈퍼맨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날이 발생하는 그런 끔찍한 살인, 성폭행, 강도 사건을 다루어야 하고요. 그리고 때로는 취객 분들이나 불만 가진 민원인들로부터 뺨을 맞기도 하고요. 그리고 특히 최근에는 정치적 사건, 권력과의 문제, 이런 것 때문에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하죠. 특히 경찰관 한 명이 뇌물이나 비리 사건에 연루되면 경찰 전체가 그런 것 같은, 그래서 경찰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가 대단히 크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업무 자체 스트레스도 큰데 이런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게 되면 얼마나 또 우울해지고 기운이 빠지시겠어요. 실제 경찰관들의 자살률은 어떤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공무원들 전체 중에서는 가장 높고요. 우리나라 국민전체로 본다면 연평균 29명 자살률이거든요. 그런데 경찰관들은 연평균 18명 자살률입니다, 지난 5년간.
그래서 국민 전체보다는 조금 낮지만 공무원 전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정도이고요. 이 김 경위가 투신하던 같은 날인 6월 29일 경찰 간부가 채무 문제로 고민하다가 자살했고요. 한 달 전인 5월 26일에는 서울 종로 세검정파출소에 근무하던 김 모 경위가 권총으로 자살을 했습니다. 이 분은 본인이 폭행을 당한 공무집행 방해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에 출두했다가 판사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그것 때문에 괴로워했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 또 이런 사건들이 많았네요. 1년 평균 18명. 자 분명히 여기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경찰이라는 직업이 주는 스트레스도 큰 이유가 될 듯 한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에 조사를 해봤는데요. 경찰관 26,250명을 대상으로 해서 조사를 해봤더니 이 중에 약 30.7%, 1/3 가량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반응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사람도 20.2%에 이르렀고요. 그리고 전체 중에서 반 가까이, 43.4%는 자기가 처리한 사건의 후유증 때문에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이렇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죠. 86.9%는 이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치료받은 경험이 전혀 없다, 이렇게 응답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혀 이런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치료받은, 또는 상담 받은 경험이 없다. 이게 정말 심각하군요. 지금 보면 경찰 업무 스트레스 수준 높고 특히 큰 사건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트라우마 발생하겠죠. 사실 세월호 사건 때만 해도 저희 취재 간 기자들이 불과 1주일 정도 있었는데도 너무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정신적으로. 이 분은 계속 또 거기 계셨으니까 말이죠. 참 큰 문제인데요. 더구나 이런 상담을 받을 수조차 없다는 사실, 이게 정말 문제인 것 같아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사실 우리나라만의 문제만은 아니죠. 지난 1998년에 영국에서 축구 경기에 참가하려던 리버풀 팬들이 갑자기 밀려들다가 96명이 압사로 사망하는 그런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힐스보로 참사라고 불리는데요. 이 때 현장 긴급 대응을 해서 부상자 구호하고 시신 수습하고 그런 역할을 했던 경찰관이 한 달 동안 아무런 일도 못하고 그러다가 사직합니다. 사직한 이후 9년 간 다른 직장을 못 찾고요. 그러다 결국은 정신과에 갔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이게 국가가 나에게 준비도 안 해주고 치료도 안 해주었기 때문이다.’, 라고 해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죠. 우리나라는 헌법 상 경찰이나 군, 소방은 국가 대상 소송은 못 합니다. 영국은 가능한데요.

▷ 한수진/사회자:
아, 우리는 또 그렇게 되어 있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영국의 경찰관이 33만 파운드, 약 6억 원의 배상을 받게 되었는데 이 때 같은 근무를 했던 다른 경찰관이 공개 비난을 합니다. 경찰관이라면 당연히 그런 큰 사건, 참혹한 사건, 아주 심각한 그런 문제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원한 것 아닌가, 그리고 그런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을 같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액의 배상을 받는다는 건 경찰의 불명예다, 이렇게 공개비난을 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영국에서는 이 문제를 아무리 그런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경찰관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그래서 그 이후에 경찰관들이 큰 사건을 겪으면 반드시 트라우마 치료를 하도록 제도화 되었고요. 모든 경찰서에 심리 상담사와 치료사들이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우리는 아직까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말씀 들어보면 사실 경찰 업무 특성상 위험과 충격적인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경찰 업무 때문에 발생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우리 경찰은 이런 시스템이 전혀 아예 없는 건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전혀 없다가 하도 이 문제가 지적되니까 지난 해 8월에 보라매 병원에 경찰 트라우마 센터 한 곳이 개설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260여 명의 경찰관들이 치료를 받았고요. 한 곳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달부터 대전, 부산, 광주 세 곳에 추가 설치가 되고요. 이 부분이 조금 빨리 설치되었더라면 김 경위가 아마 광주 트라우마 센터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랬다면 자살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경찰청은 현재 계획으로는 앞으로 지방 경찰청 한 곳마다 한 곳 이상의 트라우마 센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제부터 늘려나갈 생각이군요. 정말 경찰 늘 우리 주변에서 힘들고 어려운 궂은 일 도맡아 했죠. 그만큼 비난, 비판, 원망도 많이 듣기도 하는데요. 잘못할 경우에는 가차 없이 비판해야 되지만 우리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일하다가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게 되면 반드시 치료하고 상담할 수 있게, 쉴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