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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황산 테러 피해 아동 母 "가해자 위한 공소시효 없어져야"

입력 : 2014.07.07 09:43|수정 : 2014.07.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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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박정숙 씨

▷ 한수진/사회자:
지난 1999년 대구에서 황산 테러사건이 있었습니다. 6살 난 어린아이 얼굴에 황산을 뿌려서 아이를 숨지게 한 천인공노할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범인은 붙잡지 못했고요. 2014년 7월 7일 오늘이 바로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사흘 전에 황산 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극적으로 중지되었습니다. 황산테러 피해 어린이의 부모가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는데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은 공소시효가 석 달 정도 연장되는 효과가 생긴 겁니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법원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국민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박정숙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 한수진/사회자:
오늘이 원래는 15년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이었다고 하던데 공소시효가 중단되었다고요. 어떻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경찰에서 검찰에 이 사건 자료들이 너무 급박하게 올려 졌어요. 그래서 검찰에서 이 사건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고 저희는 이 공소시효를 중지할 방법을 찾다가 그 용의자가 검찰에 기소되거나 아니면 재정신청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래서 고소를 하고 재정신청을 내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황산 테러가 일어난 이후에 줄곧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이웃 주민이 있었죠. 태완 군 부모님께서 그 이웃을 고소했는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고요. 그에 대해서 다시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는 그런 말씀이시죠.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렇게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오늘 끝나는 15년 공소시효가 일단 정지 내지 연장 된 효과가 생긴 거고요. 법원이 재정신청 받아들여주었다는 뜻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이웃 주민, 일단 부모님께서 용의자로 고소한 그 이웃에 대해서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것이 온당했나, 아닌지 법원이 다시 조사를 하게 되는 그런 거죠?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법원 결정에 따라서는 용의자로 지목된 이웃 주민이 법정에 설 가능성도 있겠네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것을 법원에서 잘 검토해주었으면 좋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경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던 것 같고요. 용의자로 지목된 이웃 주민에 대해서도 많은 조사를 벌였는데 무혐의 처분을 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계속해서 그 이웃을 강력한 용의자로 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가장 큰 것은 사건 당시에 태완이가 사고 직전 그 사람이 골목길에서 올라오는 걸 봤고요. 그리고 태완이가 그 골목길, 사건 현장에서 뜨거웠을 때 그 아저씨가 이름을 불렀다고 하거든요. 그럼 더 이상 그게 없잖아요. 피해 당사자가 골목길에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 그리고 그 골목길에서 그 사람을 봤다는 것. 그리고 그 외에도 그 사람을, 많은 목격자들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태완 군 말고도 다른 목격자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태완 군이, 자신이 분명히 봤다,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도 들었다, 이렇게 증언을 했다는 건데 그런 태완 군이 직접 말한 내용이 녹음테이프로도 남겨졌다면서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게 300분 분량가량 정도 돼요.

▷ 한수진/사회자:
이건 언제 녹음하시게 된 건가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태완이가 사고가 나고 5일째 되는 날부터 녹음을 한 건데요. 맨 처음은, 3일째 되는 날 말을 겨우 하면서부터, 3일째 되는 날 ‘엄마.’, 라고 말했고 5일째 되는 날부터, ‘태완이 누구 본 사람 없느냐.’ 라고 물으니까 누구를 봤다고 하고 그 때부터 녹음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말을 잘 하던 아이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겨우겨우 한 마디씩 끄집어 낸 거예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처음부터 말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입 안에서까지 황산으로 인한 화상이 있어서 입이 굳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고 첫날부터 의식은 있었어요. 중환자실에 있어도 제가 어떤 묻는 말에 고개 짓으로 대답을 했었으니까요. 그러면서 4일째 되는 날은 입안 화상의 각질이 벗겨지면서 혀를 겨우 움직이면서 한 말이에요, 처음 한 말들은.

▷ 한수진/사회자:
말씀만 들어도 너무 끔찍합니다. 얼마나 힘든 상황에서 태완이가 녹음테이프를 남겼는지 저희가 짐작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어머님, 녹음테이프에 들어있는 태완 군 이야기 중에서 관심 있게 들어야 할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태완이는 그냥 제가 묻는 문답으로만 한 게 아니고요. 태완이가 사고 난 지점을 정확하게 말하는 게 그곳에 전봇대가 두 개가 있어요. 일반적인 전봇대가 아니고, 하나는 작고 하나는 큰. 그 사이에, 태완이가 있었는데, 태완이는 구체적으로 말을 하기를, 전봇대 작은 거와 큰 거 있는 데에서, 그러니까 또 하나의 대문이 있는데, 사고 현장 옆에 큰 대문이 있는데 대문 옆에서 뜨거웠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태완이가 그 골목길, 사건 현장이나 골목길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리고 사고 초기에 경찰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전달했을 때, ‘태완이 말은 100% 맞다.’ 그 외에 태완이가 뜨거웠을 때 묘사하기를, ‘뜨거우니까 앞이 잘 안 보이더라.’, 그래도 슬리퍼, 태완이가 사고 날 때 슬리퍼를 신고 있었거든요. ‘뜨거워서 집으로 오려고 할 때 신발 하나 벗겨져서 그거 들고 왔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사고 현장에 태완이가 들고 갔던 가방이랑 공책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엄마 뜨거워서 가방이랑 놔두고 왔는데 가방에는 공책도 있고 연필도 있고 가방 앞에는 돈이 500원 있고.’ 그렇게 구체적으로 상황을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신발을 한 짝 잃어버렸다는 둥 여러 가지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어서, 그러니까 지금 태완이 말이 상당히 믿을만한데 경찰에서는 그런데, 태완이 말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지목하고 있는 용의자에 대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인가 보죠?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그 때 당시에도 이렇게 말씀하시데요. 태완이가, 뿌린 사람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태완이는 뿌렸다는 사람을 물었을 때 뒤에서 뿌렸다고 하거든요. 뒤에서 뿌리고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봤냐고 물으니까, 얼굴을 봤냐고 하니까, ‘그거는 잘 못 봤다, 뜨거워서 잘 못 봤다.’, 라고 해요. 그러면 뒤에서 뿌리는 와중에, 우리가 갑자기 뜨거운 것이 들어오면 앞에 사물이 잘 안 보이잖아요. 특히나 태완이는 사고 당시에 눈하고 입에다 바로 황산이 들어갔기 때문에 앞이 바로 보였던 거예요. 흐리게 보이면서 시력을 바로 잃었거든요. 우리가 세수 하다가 비눗물이 들어가도 앞이 잘 안 보이잖아요. 그런데 앞이 잘 안 보이는 애가 어떻게 자기에게 황산을 뿌린 사람을 그 무서운 상황에서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냐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고 직후에 용의자 얼굴 제대로 못 봤다는 이유로 인정할 수 없다, 라고 했지만 태완 군은 사고 직전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도 들었고 그 아저씨의 모습도 봤다, 하는 증언을 남겼다는 말씀이세요. 결국 어떻게 보면 초동 수사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경찰이 좀 더 면밀하게 수사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던 점이 참 아쉽다는 지적이 많아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근데 초동 수사라는 게 저희가 정말 황당한 것은, 사고 초기에 사고가 나고 초동 수사 회의가 그 용의자의 집에서 있었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사건 발생 직후에 경찰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회의를 했는데 그게 바로 그 용의자의 집이었다는 거죠.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경찰들은 수사 본부가 아니라 수사 회의라고 하는데 수사 본부나 회의나 별반 다를 게 뭐가 있어요. 사고가 나면, 아동 피해가 나면 부모가 가장 먼저 조사를 받는다고 저희가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조사를 다시 하잖아요. 그런데 사고 피해 당사자 부모 집에서도 아닌 일반인의 집에서 수사회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리고 그 사람이 용의자건 아니건 벌써 10일 가까이 거기서 회의가 이루어졌거든요. 그럼 초동수사에서 찾아내야 할 모든 것들이, 그걸 어떻게 찾아내요. 거기서 바로 회의가 이루어지고 일반인들이 다 보는 마당에서 수습해야 되는 것들이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피해자 가족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는 그 사람 집에서 계속 회의를 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경찰 수사가 확실히 초동 수사에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이 있는데요. 지금 그 태완 군 이야기가 담겨있는 녹음테이프와 함께 이번에 법원 재정신청에 제출하게 될 주요 증거들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태완이가 사고 직전에 골목길을 올라가다가, 본 어느 한 사람이 있는 걸 본 목격자도 있고요. 물론 그 날 당시 태완이가 같이 놀던 태완이의 친구도 있어요. 지금 이 친구는 복합 장애가 있어서 그 때 당시에도 태완이 사고를 본 목격 자체가 제대로 채택되지 않았는데 그 때 그 나이 때에 표현한 진술내용은 있어요. 그리고 그 용의자가 자신의 집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목격한 목격자도 있고요, 태완이 발견 시점에.

▷ 한수진/사회자: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이 주요 증거로 제출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지금 안타까운, 끔찍한 일로 태완 군 잃은 지 15년 지났는데 말이죠. 부모님들께서는 생업까지 포기하고 다 범인을 잡기위해서 살아오셨다고 들었어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저희는 사실 이걸 가슴에 자식을, 부모를 잃으면 땅에다 묻고 자식을 잃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가슴에도 못 묻고 살고 있어요. 태완이의 가슴 아픈 억울함을 풀어주기 전에는 저희가 이 가슴에 어떻게 묻을 수 있는지, 저희는 가슴에도 묻지 못하고 살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가슴에 묻으실 수 있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이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게 될지 국민들 많이 관심 갖고 지켜보고 계시는데요. 어머님, 바람 한 말씀 해주시죠, 어떤 바람 갖고 계십니까?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저희는 태완이 억울함을 풀어주셨으면 하는 게 가장 크고요.
이 모든 게 공소시효에 묶여서 또 다시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이 공소 시효는 우리 피해자나 피해 가족을 위하는 게 아니라 나쁜 짓을 한 사람, 가해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거고, 왜 그 사람들을 위한 면죄부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피해가족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 다하는 날이 그 때까지.. 이 공소시효는 저희 가슴 속에 있는 거지,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은 법이 정해진 공소시효가 아니라 이 세상이 끝나는 날이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이에요. 그래서 이런 공소시효 자체를 없애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런 범죄는요. 그러니까 법이 어떤 기간을 정해주어서 그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습니다. 꼭 밝혀야 합니다, 누가 범인인지. 이번 사건 계기로 공소시효 문제, 이 제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태완 군 어머니의 절규도 꼭 새겨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오늘 힘드신 가운데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운 잃지 마시고요.

▶ 박정숙 씨 /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까지 황산테러로 숨진 태완 군 어머니 박정숙 씨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