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이 소유한 신문의 불법 전화도청 혐의와 관련해 영국 경찰의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런던경찰청이 영국의 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전직 간부들을 불법도청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소유주인 머독 회장을 상대로 법인과 이사진의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런던경찰청은 지난해 이런 계획을 머독에게 통보했으며,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전직 간부에 대한 판결 이후로 피의자 조사 일정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어제 법원은 전화도청 사건 재판에서 뉴스오브더월드의 전 편집국장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머독은 조만간 뉴스인터내셔널의 회장을 지낸 자신의 아들과 함께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법조계는 편집간부에 대한 유죄 선고로 머독 등 뉴스인터내셔널 이사진과 법인이 형사기소될 수도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경찰 당국은 전직 경영진과 신문사 간부 등을 상대로 불법도청과 관련한 이사회 차원의 지시나 지원, 묵인 등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인터내셔널 산하의 타블로이드신문인 뉴스오브더월드는 2000~2006년 특종 취재를 위해 정치인과 연예인 등 600여 명의 전화 음성사서함을 불법도청한 의혹이 드러나 전직 간부 7명이 기소돼 재판을 받았습니다.
1심 평결에서는 머독의 최측근인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는 혐의를 벗었지만 컬슨 전 편집국장은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도청에 직접 개입한 기자와 사설탐정 등은 별도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으며, 11명의 전·현직 직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머독은 불법도청의 피해자 718명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보상금 지급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도청을 공모해 왕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부부의 전화의 음성사서함도 200번 넘게 엿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2011년 불법도청 파문이 터지자 자진 폐간했으며, 뉴스인터내셔널은 제임스 머독 회장이 퇴진하고 방송부문을 분리해 뉴스UK로 출범했습니다.
도청 파문 이후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머독 회장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청문회에 소환됐으며, 지난해에는 신문업계의 자정 노력을 권고하는 자율규제안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