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아동이 외가 방문을 위해 출국해 석 달 동안 결석한 기간에 보육료가 결제된 경우 그 비용에 포함된 정부 보조금을 어린이집이 '부정 수령'했다고 간주해 제재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부가 영유아 보호자에게 '아이사랑카드'를 발급해 주고 보호자는 카드로 보육료를 결제하는 현행 제도에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주체는 아동 보호자이지 어린이집이 아니므로 보조금 부정 수령에 대해선 엄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어린이집 운영자 김모 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 취소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의 한 다문화가정 가장 A씨의 자녀는 2009년 12월부터 석 달간 자녀의 외가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이 기간 어린이집 보육료는 아이사랑카드로 결제됐다.
제주시는 "석 달치 보육료에는 정부의 지원금 37만8천400원이 포함됐는데 어린이집이 이를 부정 수령한 것"이라며 보조금 반환 명령을 내리고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도 취소했다.
어린이집 측은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국가나 지자체가 영유아 보호자에게 보육·양육 또는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지원하는 것과 어린이집 운영자에게 보육사업 비용을 보조하는 것은 서로 구분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의 보호자가 보육료를 결제하는 과정에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육서비스 이용권을 사용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육료를 결제받은 어린이집에 반환을 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제주시는 보호자에게 보육비를 지원한 것이므로 어린이집이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았다고 판단해 내린 반환 명령은 위법하고 이 명령을 근거로 한 선정 취소 또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