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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美 경찰, 등 뒤에 발사…과잉 총기 사용 논란

박병일 기자

입력 : 2014.06.22 14:06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총기 사건이 일어납니다. 최근 한달 동안만해도 캘리포니아 아일라 비스타에서 한 청년이 무차별 총격과 흉기 사용으로 6명이 목숨을 잃었고, 라스베이가스에서는 미치광이 부부의 총기 난사로 경찰을 포함해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최근 총기 사고나 뺑소니 사고로 경찰관 여러 명이 숨졌습니다. 치안을 맡은 경찰은 늘 긴장의 연속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뉴멕시코 주에서 일어난 사건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총기 사고가 많은 미국에서 경찰의 총기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 사건은 분명 경찰로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도대체 어떤 사고인지, 먼저 21일 아침 뉴스를 통해 보도한 내용을 본 뒤 알아보겠습니다. ▶ '등 뒤에서 총 쏘는 美 경찰…과잉 대응 논란' 보러가기

1분 30초 뉴스로는 모두 전달할 수 없기에 대략적인 내용을 압축해 전달해드렸습니다만,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38살의 ‘제임스 보이드’는 정신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는 Homeless입니다. 마땅히 잘 곳이 없는 보이드는 주로 뉴 멕시코주의 앨버커키의 한 산등성이에서 야영했습니다. 경찰이 도착해 산에서 내려가라고 요구했지만 그는 계속 버텼습니다. 마땅히 잘 곳이 없었으니까요. 실랑이는 몇 시간 계속됐습니다.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결국 보이드는 포기하고 짐을 하나 둘 챙겨 듭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어찌 된 일인지 경찰 한 명이 섬광 탄을 발사합니다. 순간 보이드는 등을 돌립니다. 그때, 지켜보던 다른 경찰이 총을 발사합니다. 세 발의 총성이 울립니다. 등 뒤에다 총을 쏜 겁니다. 경찰 견이 보이드에게 달려 들어 다리를 뭅니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 보이드에게 경찰은 또 다시 고무 총탄을 쏘아댑니다.

그리고는 달려가 보이드의 팔을 발로 누른 뒤 수갑을 채웁니다. 보이드는 숨을 헐떡였고 결국 숨을 거두었습니다. 경찰은 이 화면을 공개하면서 보이드가 무기를 들고 있어서 총을 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보이드가 가진 무기가 무엇이었을까요? 길이 4센티미터 정도 되는 등산용 칼이었습니다. 이미 경찰의 설득을 받아들여 산에서 내려가려고 짐을 꾸려 들고 등을 돌린 그가 경찰에 어떤 위협이 된다고 무지막지하게 총을 쏴댄 걸까요?

두 번 째 사례도 황당합니다. 27살 크리스토퍼 토레스는 앨버커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 뒷마당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경찰의 총에 숨지고 맙니다. 사복 경찰이 집 담벼락까지 넘어와 파자마 차림의 청년에게, 그것도 등 뒤에서 총을 쏴서 숨지게 한 이유가 뭐였을까? 경찰은 그 청년이 무기를 들고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은 그 청년이 들고 있었던 것은 빗자루였습니다.

결국 두 경찰은 소송에서 패해 6백만 달러, 우리 돈 60억 원을 배상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경찰은 어떻게 됐을까요? 나흘간 유급 휴가를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이 앨버커키에서 지난 4년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은 26명이나 됩니다. 범죄가 많은 뉴욕이나 시카고보다 훨씬 많은 숫잡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지방 검사는 어떻게 그런 경찰에게 그런 관대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느냐고 CNN 기자가 따져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우리로서야 경찰 보고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죠. 우리가 그것을 일일이 조사할 수도 없잖습니까?” 공분을 불러 일으킬 만한 답변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총기 소지가 극히 제한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총기 관련 사건이나 사고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강력 범죄가 늘면서 경찰에게 흉기를 휘둘러대는 범죄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찰이 갈수록 위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가끔씩 경찰의 무리한 총기 사용이 뉴스를 통해 보도될 때가 있습니다만, 신변에 중대한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경찰의 무기 사용은 최대한 자제돼야 합니다. 제가 남의 나라 일인 이 ‘앨버커키’ 사례를 우리나라에도 뉴스로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