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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토] 양파값 폭락…트랙터로 밭 갈아엎는 농민

입력 : 2014.06.18 14:45|수정 : 2014.06.18 16:15


"자식처럼 키운 양파 수확을 포기하고 밭에서 그냥 갈아엎는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오늘(18일) 오전 경남 창녕군 도천면 양파밭.

어른 주먹만한 양파 위로 트랙터가 굉음을 울리며 1천900㎡ 밭을 갈아엎었습니다.

[핫포토] 양파값지난해 10월 파종해 7개월간 애지중지 키워온 양파를 고스란히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 신모(52) 씨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신 씨는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는데 수확해서 뭐 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종잣값, 퇴비, 농약값은 물론 인건비는 해마다 치솟는데 농산물 가격은 끝없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습을 함께 지켜보는 마을 주민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창수 전국농민회총연맹 창녕농민회장은 " 정부의 불안정한 농산물 수급정책에 농민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실질적인 가격 안정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농민들은 5월 중순까지만 해도 ㎏당 450~ 550원선에서 오르내렸던 양파값이 지난달 말부터 ㎏당 350원으로 폭락,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가 공개한 최근 양파 산지가격은 20㎏ 한 망에 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천~1만7천원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폭락했습니다.

이처럼 양파 가격이 폭락한 것은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입니다.

전국적으로 양파 생산량은 2012년 119만5천t에서 지난해 129만4천t, 올해는 150만t으로 급증했습니다.

여기에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수요가 많았던 식당 등에 손님이 끊기고 소비부진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받았습니다.

농협은 우선 올해 전국적으로 40만t(경남 8만9천t)의 양파를 계약재배로 수매하고 수출과 소비촉진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경남은행은 양파 농가 일손돕기를 비롯해 20㎏ 들이 양파 2천700망(3천만원 상당)을 사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는 등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도내 양파 주산지인 창녕 남지농협 이명흔 조합장은 "농산물의 안정된 수급정책을 펴려면 앞으로 농작물 실명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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