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강경파 주도로 이라크 전쟁을 승인했던 미국 의회가 최근 이라크 사태 대응을 놓고서는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다.
12년 전 이라크 전쟁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던 공화당 의원들마저 현재 검토되고 있는 공습 방안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며 저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견해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현 이라크 사태에 대한 전망이 미국 의회의 매파를 비둘기파로 바꿔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염려와 10년 넘게 지속한 '이라크 피로'가 국가안보 사안에 강력 대응을 주문해온 매파 공화당 의원들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존 매케인 상원의원처럼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대한 공습 등 군사개입을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는 공화당 의원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12년 전 이라크전 개전에 목소리를 높여온 공화당 의원 중에는 공습으로 ISIL의 득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상당하다.
이라크전에 찬성표를 던졌던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공화당)은 "공습이 (이라크 사태의) 시작이 될지 끝이 될지 알 수 없다"면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1천500년간 이어져 왔고 우리가 무엇을 하든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당연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당시 이라크전에 찬성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10년의 전쟁으로 충분하다"고 말했고 톰 하킨 상원의원은 "내 인생 최악의 표결 중 하나"라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에 선을 그었다.
이란과의 공조에 대해서도 공화당 강경보수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매케인 의원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한 데 비해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지지 의사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하원의 존 베이너 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상원의 리드 원내대표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와 만나 이라크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조만간 의원들을 상대로 이라크 사태 현황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 핵협상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중인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이 17일 현지에서 이란 당국자와 잠시 만났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과 논의를 계속할 의향이 있으나 논의는 낮은 수준에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7일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테러자금 추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니파 정권이 ISIL을 지원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