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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부부 "가난한 이들 고통 외면하지 말고 세상 바꾸라"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06.16 16:22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와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대학 졸업생들에게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들은 어제 미국 스탠퍼드대 제123회 학위수여식 연단에 나란히 서서 번갈아 가며 축사를 했습니다.

이런 형식으로 '공동 축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스탠퍼드대에서는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전 세계를 무대로 빈곤 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게이츠 부부는 유머 코드로 축사를 시작해 졸업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이어 게이츠 부부는 혁신을 통해 세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가지되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이들과 공감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빌은 지난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할 때 자신이 '순진한 낙관론'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마법이 모든 이들에게 능력을 부여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세계는 훨씬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큰 회사들만 컴퓨터를 살 수 있었지만,우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이와 똑같은 힘을 제공하고 컴퓨팅을 '민주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지난 199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을 때 소웨토 지역 빈민들의 삶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기와 수도, 화장실, 도로가 없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멜린다 게이츠는 당시 빈민들의 끔찍한 삶을 목격한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했을 때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멜린다는 "낙관론은 수동적으로 있으면서 '모든 게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며 믿음"이라며 "희망을 품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도움을 주라"고 당부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현대 세계는 믿을 수 없는 혁신의 원천이고 스탠퍼드는 그 중심에 서 있다"며 '혁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낙관론과 '혁신을 계기로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되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비관론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내가 보기엔 비관론자들은 틀렸지만 비관론자들이 미친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빌은 "만약 혁신이 순전히 시장 주도로만 이뤄진다면, 그리고 우리가 큰 불평등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놀라운 진보와 발명은 세계를 더욱 크게 갈라 놓고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가 '공감 없는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면, 우리가 아무리 많은 과학의 비밀을 알아내더라도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퍼즐 풀기'일 뿐"이라며 '공감'의 중요성을 부각했습니다.

멜린다 게이츠는 "가난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보고 저게 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공감은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스탠퍼드를 떠나면서 여러분의 천재성과 낙관론과 공감을 함께 가져가서 세상을 바꾸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