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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투자자→환경운동가 변신한 美 억만장자

입력 : 2014.06.09 16:57

학생 시위에 자극받고 환경운동가와 만나면서 진로 바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미국의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56)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화석연료 투자자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전향한 계기에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석유와 가스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업계 거물이었던 스테이어가 2012년 여름 환경운동가인 빌 맥키번과 함께 미국 뉴욕주의 애디론댁 산맥을 오른 이후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당시 맥키번은 화석연료 회사들에 대한 투자 철회 촉구 운동을 벌이고 있었고, 스테이어는 맥키번의 활동에 대한 기사를 인상 깊게 읽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둘의 등반은 성사됐다.

스테이어는 맥키번을 만난 뒤 환경적으로 부적절한 모든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이 설립한 투자회사 '패럴론 캐피털 매니지먼트'(이하 패럴론)의 소유권을 내려놨다.

패럴론은 당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관련 회사에 다각도로 투자하고 있었다. 스테이어의 결별 선언 직전인 2012년 9월 패럴론이 2억2천만 달러를 투자한 2위 투자처도 석유기업 넥센이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기후변화 입법에 찬성하는 후보자들에게 1억 달러(약 1천6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현재 진보 진영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매김한 스테이어에게 어떤 심적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스테이어의 변화 조짐은 10여년 전부터 나타났다고 WP는 전했다.

당시 예일대 학생들은 패럴론이 부당노동·환경파괴 행위를 하는 회사들에 투자하고 있다며 '반(反)패럴론' 시위를 벌였고, 여기에 자극을 받은 스테이어 부부는 수익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스테이어는 2010년 스탠퍼드대 이사회 일원이 되면서 사회의 당면과제로서 기후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또 2009년 버락 오바마 정권 출범 후에는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해 온 스테이어는 올해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에서 기후변화 입법 이슈화를 목표로 하면서 공화당 정치인을 지원하는 억만장자 찰스·데이비드 코흐 형제와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WP는 스테이어가 화석연료관련 개인 지분을 한 번에 처분하지 않은 점을 밝히면서 화석연료 투자자에서 환경운동가로의 전향이 스테이어가 밝힌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스테이어 측 헤더 웡 대변인은 스테이어가 2012년 말 패럴론 소유권을 포기한 이후 타르샌드(오일샌드) 및 석탄관련 개인 주식을 처분하라고 지시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천연가스와 석유로까지 주식 처분 범위를 넓혔다고 말했다.

스테이어는 이달 말까지 화석연료와 관련된 모든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웡 대변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