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늘(5일)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30대 그룹 사장단을 '비상소집'했습니다.
모임을 주재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이 투자를 조기 집행하고 고용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 3일 일정을 통보한 지 이틀만에 모임을 열어 시간이 촉박했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27개 주요 기업의 경영인들이 빈틈없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에쓰오일과 한국GM, 대우건설 등 3개 업체는 불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에쓰오일과 한국GM은 '사장과 부사장이 모두 해외출장 중'이라고 불참 사유를 알려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속내는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이 연초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이미 '선물 보따리'를 풀었기 때문에 굳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에쓰오일은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숙원이었던 공장 부지를 확보한 뒤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집행 중입니다.
이 업체는 5천190억원에 매입한 울산 석유비축기지 부지 92만㎡에 2017년까지 5조2천억원을 들여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이후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또 2019년까지 3천953억원을 들여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짓기로 했습니다.
에쓰오일은 작년 한해, 전년보다 144% 증가한 4천6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도 청와대 간담회에서 "한국GM은 글로벌 GM의 중요한 수출기지"라면서 "앞으로 계속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GM은 지난달 인천 부평 본사내 디자인센터 증축 공사를 완성했습니다.
이 업체는 400억원을 투입해 센터 규모를 종전 7천640㎡에서 1만6천640㎡로 2배 이상 키워냈고 외관과 내부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과 모델링, 스튜디오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비했습니다.
이번 증축으로 규모 면에서 글로벌 GM의 '넘버 3'가 된 부평 디자인센터는 디자인·연구개발·생산시설을 모두 갖춘 GM의 전 세계 7개 사업장 가운데 하나로 위상을 재정립했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비상소집에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데 두 업체는 이미 대대적으로 투자를 집행 중이라 밑천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SK그룹은 모임을 마친 직후, 조만간 국민관광상품권 100억원어치를 구입해 임직원들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수 있도록 독려함으로써 세월호 여파로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대우건설은 불참 사유에 대해 "우리는 전경련 회원사도 아니고, 재벌 총수 위주의 모임과 성격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