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당국이 전국적 반정부 시위인 '게지 시위'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에 대해 원천봉쇄에 나서 충돌이 예상됩니다.
터키 언론들은 오늘(31일) 아침부터 경찰이 지난해 시위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에 경찰관 2만 5천 명과 물대포 차량 50대를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으며 탁심광장과 이어진 게지공원에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탄불 주 당국은 이스탄불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러스 대교 2곳에 보안을 강화해 시위대가 대교를 점거했던 지난해 사태를 막기로 했으며 헬기를 동원해 공중에서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삼순과 네브셰히르, 시놉 등 동부 지역의 경찰들도 항공편 등을 이용해 이스탄불로 지원하러 왔으며, 수도 앙카라와 이즈미르, 부르사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시위를 주도한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탁심연대'는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후 5시 탁심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지난해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겠다며 시민에게 참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탁심연대는 또 최루가스를 마신 뒤 심장마비를 일으켜 159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다가 어제 숨진 64살 여성 엘리프 체르믹씨의 추모식도 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체르믹씨는 지난해 12월 이스탄불 카드쿄이에서 남편과 함께 이스탄불 제3공항 건설 등 대규모 개발 공사로 녹지가 파괴된다며 이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터키공공노조연맹도 조합원들에게 게지 시위 1주년 집회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지난해 시위 당시 전국적으로 7명에 이르며 최근에도 지난 22일 이스탄불 옥메이다느 지역에서 시민 2명이 숨졌습니다.
시위대가 퇴진을 요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어제 이스탄불에서 열린 학생 글짓기 대회 시상식에 참석해 시위대에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정부가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시켜 선동하려는 것에 휘말리지 않도록 평화적 시위를 당부했으며 "젊은이들이 원하는 대로 시위하도록 허용하라"며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는 환경운동가 몇 명이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를 위해 나무를 베려고 하자 맨몸으로 저지하고 공원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인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당시 경찰과 시청 직원 등은 텐트를 태우고 소규모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했고 이런 과잉진압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