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일본 극우 훼방' 떨친 미 버지니아 위안부 기림비

입력 : 2014.05.28 04:17

미 수도권·정부 지역내 첫 기림비…개막식에 위안부 할머니 참석


미국 수도권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세워지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는 일본 극우세력의 집요한 훼방을 떨쳐낸 미국내 양심세력들의 마음이 한데 뭉쳐진 결과였다.

특히 오는 30일 기림비 제막식을 앞두고 일부 일본 우익세력들이 최근 페어팩스 카운티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지역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이하 정대위)의 김광자 회장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23일 페어팩스카운티 행정위원회 사무실로 일본 측의 항의전화가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원회)의 황원균 위원장은 "일본 극우단체에서 페어팩스카운티의 주요 관리들에게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건립위원회 위원들은 어떤 형태로 나올 지 알 수 없는 일본 극우세력의 방해 가능성 때문에 제막을 불과 사흘 앞둔 지금까지도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수도권인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이라는 정식 명칭이 붙은 이 기림비를 세우기로 결심했지만 그동안 철저하게 낮은 행보를 해왔다.

황 위원장은 "일본 쪽에서 알게 될까 우려했던 탓에 기림비 설립자금 모금조차도 쉽지 않았다"며 "정대위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재를 털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건립위원회 위원들은 "기림비가 세워지면 (일본 극우세력이) 더 열렬하게 방해할 것"이라면서도 "전쟁중 성폭력에 대한 반대, 인신매매에 대한 반대, 그리고 평화를 전달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이번 기림비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나비가 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상징 생물이고 평화 같은 보편적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소녀상 대신 나비 모양 의자를 주문,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이번의 기림비 건립이 "지금도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인륜적 범죄를 없애기 바라는 마음과, 이런 내용을 후세에 교육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대위 김광자 회장은 "군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알고 나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일본인들이 많다"며 "일본을 포함해 전세계의 양심있는 활동가들과 연대해 앞으로 기림비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원들은 오는 30일 제막식 때 페어팩스카운티 행정위원회 명의의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살아있는 나비들을 하늘로 날리는 퍼포먼스도 제막식 행사로 계획돼 있다고 위원들은 덧붙였다.

특히 2007년 연방 하원에서 채택된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과 캐나다 뱅쿠버의 연아 마틴 상원 의원의 동영상 축하 메시지와 페어팩스 카운티 군수인 새론 불로바의 축사, 위안부 생존자 강일출 할머니의 증언도 있을 예정이다.

기림비 평화가든을 세우기 위한 기금모금과 디자인은 지난 2012년 12월말부터 구상됐다.

이듬해 2월 정대위는 황 위원장과 그레이스 울프 명예 위원장을 영입했다.

울프 명예 위원장은 페어팩스 카운티 소속 헌든 시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한인계 시의원이다.

울프 의원은 "미국내에서 정부청사내에 첫 기림비가 새워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워싱턴 DC는 물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등 미국 수도권 일원을 상대로 기림비 건립장소를 찾기 위한 작업이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와 접촉해 정부청사 공원에 기림비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위원들은 "기림비가 세워진 뒤 이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작업은 우리 동포들이 영원토록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