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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진도 체육관에 남은 가족 위해 이불은 그대로"

입력 : 2014.05.23 10:28|수정 : 2014.05.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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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전남 자원봉사센터 이성태 사무국장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38일째입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는 16명. 실종자 가족들은 빈자리가 늘어난 진도 체육관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요. 이런 실종자 가족들 곁에서 24시간 묵묵히 함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사고 첫날부터 지금까지 세월호 현장에서 자원 봉사 중이신 전남 자원봉사센터 이성태 사무국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어디 계신가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38일째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차분하면서 평온한, 진도의 실내 체육관에 나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내 체육관에 계시고요. 지금 이성태 사무국장께서 자원봉사 총괄을 맡고 계신 거죠?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네,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안타까워서 눈물로 지새우고 계신데요.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국민들의 마음을 가지고 겸허한 마음으로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자원봉사자 분들은 몇 분이나 계신가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현재는 좀 줄긴 줄었지만 일일 자원봉사자 약 400여명이 참여해주고 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종자 가족 분들 수는 계속 줄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봉사자들은 여전히 많이 계시네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네, 여기는 가족 분들 뿐 아니라 구조대원들도 계시고요. 많은 언론, 정부 관계자들, 봉사자들 함께 공동체를 이루면서 속히 이렇게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을 읽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지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팽목항과 진도 실내 체육관에 발 디딜 곳 없이 사람들 빼곡했던 모습 지켜봤었는데 지금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지금은 사실 처음하고는 많은 인원수가 빠져나갔지만 이 사고 자체를 우리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실내 체육관에 이불은 그대로 펼쳐진 채 남아있는 모습 볼 수 있다고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네, 사실 처음에 많은 분들이 서로 동병상련을 겪고 있었는데요. 지금 얼마 남아있지 않은 가족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십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가급적 그런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고 가족들을 어떻게 하면 위로할 수 있는가, 생각해봤는데 이불을 빨리 정리하는 것 보다는, 속도를 늦추잔 생각을 가지고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남은 실종자 가족 분들을 위해서 이불을 일부러 치우지 않은 거군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그러니까 그게 참 쉽지는 않더라고요. 가족들의 상심한 모습들, 그런 모습 보면서 정리를 해나간다는 것도 저희들로서는 참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종자 가족 분들 매일 보실 텐데요. 지금 많이 지치신거는 물론일 텐데 어떻게들 계세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정말 이 분들이 너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십니다.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그런 애타는 마음이 강하고요. 지쳐있지만 그래도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하면서 간단한 걷기 운동도 하시고 때로는 식사를 하시면서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아무래도 초조함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네요. 가족들이 초조함, 어떤 그런 순간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모습들, 생각하면서 힘들어하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이동식 개별 숙소도 마련이 되었다고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네, 일부 팽목항에 마련되어 있는데 몇 가정은 들어와 계시고요. 많은 분들은 체육관에서 공동체로 생활하시면서 어떤 정보라든가 서로간의 마음들이 늘 힘들고 외로운가 봐요. 그래서 같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시고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체육관 보다는 숙소가 편하긴 할 텐데 말이죠. 그쪽으로 옮기시지는 않고 계시네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이 분들은 자신들의 편안함 보다는 가족을 찾고자 하는 열정이 더 많다보니까 그러신 것 같고요. 가족들의 마음이라는 것은 사실 우리가 실로 헤아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편안하게 발 뻗고 계실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숙소로 옮기지도 못하고 계시고 그리고 아무래도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좀 더 위로가 되겠죠.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그렇습니다. 서로 간에 이야기도 나누고요. 지난번에 천안함 가족들도 방문을 해주셨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이 상황은 서로 위로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동병상련도 되지 않고 그렇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같은 분들이 이야기 나누면서 공감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무국장님 첫날부터 계속 쭉 지켜보고 계신데, 봉사도 하고 계시고요. 지금 보면 자원봉사 센터의 <J(진도) 수칙>이라고요, 이런 게 있다고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저희들이 4월 16일, 38일 전에 엄청난 상황을 보면서 정말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게 뭔가, 가족의 마음을 알지 않고는 이 일을 해낼 수 없겠다, 해서 우리가 가족 중심적인 진도 수칙을 마련했습니다.
SNS에 가족의 모습을 올리지 않거나 자신의 기념사진을 찍지 않는다, 가족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기업도 홍보를 하지 않는다, 가족을 내 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런 것들을 처음에 시작했는데요.
저희들이 새로운 한 달을 맞이하면서 5월 16일 날 새로운 수칙을 마련했습니다. 새로운 한 달에서는 기존에 가족들에게 말도 걸지 못했지만 지금 한 달여 보내면서
실종자 가족들하고 눈인사, 가벼운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목례를 표시한다든가, 식사를 나눌 때도 양보하면서 이렇게 작은 대화를 나눈다거나 하고요.
특히 시간이 많이 흐르다보니까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언행으로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러한 진도의 상황을 만들어보자, 하면서 수칙을 몇 가지 만들어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라도 실종자 가족 분들 마음이 다치실까, 힘들지 않으실까, 해서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수칙을 만들었다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정말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젠 서로 가족 같은 마음이 들 때도 많을 것 같은데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네, 사실 진도는 그 동안에 진도 국민들의 헌신적인 참여, 봉사자들의 어떤 서로 간 배려하는 마음, 가족들을 생각하는 애틋한 사랑, 이런 것들이 뭉쳐져 가지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도록 노력했는데요. 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툼 없이 서로 생각하면서 가족의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저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 자원봉사자 분들은 어려운 일 없으십니까?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시시때때로 어려움이 많이 찾아옵니다만 그래도 저희들이 위안으로 삼는 것은, 가족보다는 낫다, 가족보다는 우리가 힘들지 않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것은 공치사를 버리고 서로를 생각할 때만 가능하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서로 우리 봉사자들까지도 서로 위로하면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쪽잠을 주무시는 분들도 많아서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다고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TV에서도 보셨겠지만 진도에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어요.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환경이었고 그러다보니까 따뜻한 숙소에 있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가족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우리 봉사자 뿐 아니라 많은 스텝들이 불편한 잠자리를 유지하면서도 크게 불평불만 없이 보내는 것은, 가족들보다는 낫다, 라는 생각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힘들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왜 없으시겠습니까. 그래도 가족들을 생각하면 차마 내색하기가 어렵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언제까지 현장에서 봉사활동 계속 될까요?

▶ 이성태 사무국장 / 전남 자원봉사센터:
정말 하루 속히 잘 마무리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들은 진도에서 상황이 마무리 될 때까지 정말 한 명의 가족이 계실 때까지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처음에 먹었던 마음, 국민들이 진도에 보내는 따뜻한 마음들을 다 안고 저희들이 끝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말이면 또 많은 분들이 오시겠네요. 그 따뜻한 마음이 모여서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전남 자원봉사센터 이성태 사무국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