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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누구나 나이드는것 불안…자신만의 인생 살아야"

입력 : 2014.05.21 11:05

만화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출간 맞춰 이메일 인터뷰
日 여성들 환호 받는 만화가·에세이스트…독신여성의 소소한 일상 그려


"친구 결혼식에 초대받아도 친구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 순간은 없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어떨 때든 역시 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마흔 살 봄이다." (84쪽)

마스다 미리는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는 공감만화로 일본 30∼40대 독신 여성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받는 작가다. 만화, 에세이, 소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맹활약하는 그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독자들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을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환호를 보낸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 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예담 펴냄)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그는 1인칭 시점으로 10∼20대 때 경험해보지 못한 연애 판타지를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독자들은 또 한 번 '이건 내 이야기다'라며 공감을 보낸다.

마스다 미리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일부러 찾지는 않는다"며 "평범하게 생활하며 문득 느낀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어째서 나는 지금 이렇게 느낀 걸까'라며 끈질기게 자문한다"고 밝혔다.

책은 일본의 한 웹매거진에 2년간 연재됐던 내용을 묶었다. 그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남자와 데이트하거나 이웃 남학교 학생에서 고백을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현재의 나이에 만족하는 성숙함을 보인다. 현재 45세 독신여성인 마스다 미리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사람은 나이 드는 것에 제각기 불안을 느껴요. 누구라도 그 나이를 먹는 건 처음이니까요. 그래도 과거가 현재의 자신을 만드는 것이니 어떤 과거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만약 제가 패스트푸드점에서 데이트를 하거나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는 여학생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래도 인기가 많았더라면 즐거웠을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연재를 시작할 때 서른아홉이던 나이는 책이 나올 때가 되자 마흔이 훌쩍 넘어갔다. 마스다 미리는 30대와 40대 독신여성의 삶은 차이가 크다고 했다.

그는 "30대는 망설이거나 상처받는 것이 많았지만 스스로 결정하는 즐거움이나 상처받고 다시 일어나는 기쁨이 있었다"며 "30대가 몹시 그립지만 50대가 되면 40대가 어떤 나이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은 만화 에세이라는 새로운 형식 아래 같은 주제의 다른 두 이야기를 글과 만화로 실었다. 에세이에서는 민소매나 무릎 위 치마를 입지 못하는 나이를 안타까워하면서 만화에서는 티셔츠나 트레이닝복 대신 기모노에 관심을 가지는 작가의 모습을 그린다. 이 같은 형식은 그의 작품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계기를 물으니 "독자나 주위의 요청 때문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마스다 미리는 "만화나 에세이도 '당신은 할 수 있다'는 주위의 권유에 의해 시작했다"며 "우리는 자신이 어느 쪽에 적성이 맞는지 의외로 모를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속단하지 말고 '할 수 있겠니'라고 스스로 물어본다면 세계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적성을 알게 되면 적성이 아닌 것도 보이게 된다"며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못 해서 토크 이벤트나 공연, 대담은 피한다"고 덧붙였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할 수 없는 일과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스다 미리는 한국에서 자신의 인기가 높다는 사실을 매우 반가워했다. 그는 "대만이나 중국에서도 작품이 번역됐지만 한국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한국 독신 여성이 좋아해 주는 게 저도 정말 흥미롭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서 선물로 온 메모장, 달력, 거울 등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며 한국의 젊은 여성들과 케이크를 먹으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원고를 쓰지 않는 시간에 근처 커피숍에서 책을 읽는 등 평범한 생활을 즐긴다. 이때 젊은 여성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출판사 소개로 만난 20∼30대 여성과 수다를 떨기도 한다. 작가와 같은 30∼40대 독신여성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인생에는 되찾을 수 없는 일도 많이 있어요. 되찾을 수 없는 일이 많이 있었다고 해도 그만큼 무언가는 손에 넣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혼, 기혼에 관계없이 다들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요."

권남희 옮김. 164쪽. 1만1천500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