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후 61년간 크고 작은 파도를 딛고 순항하던 '해양경찰호'가 세월호 참사라는 거센 풍랑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난파했다.
1953년 출범한 해양경찰청은 조직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받고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해경 조직에 어떤 방식으로 메스가 가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경의 인력은 1만1천600명, 연간 예산은 1조1천억원이다. 정부 부처 17개 외청 중 조직 규모가 4위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다.
현재 정부의 해경 조직 개편 방향은 해경의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 예정인 국가안전처로 이관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의경을 제외한 전국 해양경찰관 8천424명 중 수사 421명, 정보 424명 등 845명(10%)은 소속이 경찰청으로 바뀔 전망이다.
그러나 나머지 경찰관 7천579명과 해경청 소속 해양오염방제 일반직 공무원 261명 등 7천840명이 국가안전처의 어느 부서로 배치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수사정보를 제외한 해경 분야별 인력을 보면 경무기획 1천28명, 경비 765명, 경비함정 2천812명, 특공대 126명, 해상안전 241명, 파출소 1천748명, 장비관리 609명, 항공 250명이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 상당수가 국가안전처의 해양안전본부에 배속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국가안전처 해양안전본부는 산하에 서해·남해·동해·제주 등 4개 지역본부를 두고 해상 안전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경청 본청이 해양안전본부로, 동·서·남해·제주 등 4개 지방해양경찰청이 지역본부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국 17개 해양경찰서는 해양안전본부의 지부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해경이 간판만 바꿔달게 될 뿐 해경 조직 해체의 근본 취지는 상당 부분 퇴색될 전망이다.
차관급 기관에서 국가안전처의 한 본부로 편입되는 만큼 경무기획, 장비관리 분야의 과잉인력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경찰공무원 신분인 해양경찰에 대한 구조조정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 정원이 8천여 명으로 예상되는 국가안전처의 인력 중 약 90%를 해경이 차지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해경은 조직 해체로 인사권과 예산집행권을 박탈당하게 되지만 국가안전처 인력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안전행정부·소방방재청에서 건너온 공무원과 내부 갈등도 우려된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