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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다" 붕괴 위험 학교 148곳 방치

윤영현 기자

입력 : 2014.05.14 20:28|수정 : 2014.05.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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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전 진단에서 재난 위험 시설로 지정된 학교가 전국에 148곳에 이릅니다. 대부분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니 뭐가 안되니 해서 위험한 건물 속에 학생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윤영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도심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7,80년대 두 차례에 걸쳐 본관 위로 두 개 층을 증축했습니다.

오랜 시간 하중을 받은 아래층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금이 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8년과 지난해 안전진단에서 재난 위험 시설로 지정됐습니다.

[정광량/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 : 부등침하죠. 침하가 여기가 더 생겼다는 건데 침하의 원인은 위에 하중이 추가되니까 밑에 지반이 못 견뎌서.]

개축이 시급하지만 이 학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난 6년간 땜질식 보수만 해왔습니다.

[학생 : 학교가 무너질 것 같아요. 엄청 오래됐잖아요. 딱 봐도 벽에 금이 가 있고…]

서울의 다른 고등학교도 외벽이 심하게 뒤틀려 있고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금이 가 있습니다.

이 학교 역시 지난 2008년과 지난해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습니다.

[학교측 관계자 : 애들이 그러잖아요. 속된 말로, 목숨 내놓고 학교에 다닌다고. 불쌍해요.]
 
대학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외벽에 금이 간 체육관에서 수업을 받는가 하면, 배수관이 터져 물이 새는 대학도 있습니다.

이렇게 개축이나 긴급 보수가 필요한 학교는 초·중·고등학교가 123곳, 대학은 25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예산 확보가 안 돼 개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 보통 초·중·고 개축비용이 150억원에서 250억원 사이입니다. 신설 학교와 맞먹는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한 학교만 해줄 수는 없잖아요.]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영유아 지원 사업 등 복지 예산은 꾸준히 늘려왔지만, 건물 개보수 비용은 되레 줄여왔습니다.

보육예산이 우선시되면서 안전예산이 밀렸기 때문입니다.

[유은혜 의원/국회 교육위 :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특별회계를 만들어서 집중적으로 환경개선에 투자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학교 같은 대규모 시설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산확보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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