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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 외로운 싸움…"이제는 바로잡고 싶다"

입력 : 2014.05.14 15:08


"대한민국에서 집계된 선박 화물물동량은 대부분 거짓말이라 봐도 됩니다."

항만 하역노동에 종사하면서 받은 노임이 부당하다며 제주항운노조와 하역업체를 상대로 싸워 온 김종필(47)씨는 아직도 바뀌지 않은 불합리한 관행이 안타까운 듯 목소리를 높였다.

화물선에 싣고 내린 컨테이너 수를 하운노조와 하역업체가 작업일지, 노임하불표 등에 줄여 허위기재하는 관행으로 노동자들이 제 몫의 일을 하고도 그에 합당한 노임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4년여 동안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그다.

김씨의 기나긴 싸움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항운노조 조합원인 그는 당시 서귀포항에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삼다수를 배에 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씨는 당시 일당을 받는 과정에서 하역물량이 허위로 기재돼 자신은 물론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고 항운노조에 하역물량과 단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루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받고 생활하는 노동자 입장에서 항운노조와 하역업체가 화물 물동량을 축소한다면 그만큼 노임을 손해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조합원으로서 하역노임과 물량을 공개받을 권리가 있다며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항운노조가 비공개로 일관하자 내용증명을 발송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조직질서를 문란케 했다'는 이유로 취업정지 20일이라는 징계뿐이었다.

억울함을 느낀 그는 바로 제주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고등법원까지 간 끝에 결국 복직됐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는 이어 작업일지 등을 허위로 작성해 조합원의 임금을 착취해 금전적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항운노조와 하역업체를 광주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김씨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일한 2개월여 기간에 걸쳐 실제 화물량이 절반에 가까운 양으로 줄여 기재된 사실을 확인하고 하역업체가 항운노조와 짜고 화물량을 축소 기재해 작업량과 노동비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노동청과 제주지방검찰청은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항운노조와 하역업체가 물동량 유치를 위해 임시총회 결의를 거쳐 하역단가를 조정했다"며 "단가를 불리하게 변경한 계약에 문제가 있을 뿐 작업물량 조정에 대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조합과 조합원 간에 근로관계에서 이뤄지는 업무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급받은 금품은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예상 밖의 결과에 허탈한 김씨는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뜻을 같이하는 다른 조합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함을 알렸고 이로 인해 다시 항운노조로부터 2년 3개월의 작업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3월 가까스로 복직했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그는 또다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여전히 불합리한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하역업체와 항운노조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 혐의로 다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항제주항운노조 관계자는 "과거 노동청의 수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이미 일단락됐던 내용"이라며 "항운노조가 적재량을 줄이는 데 관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근거 없는 주장으로 항운노조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