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 인권 실태와 개선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소냐 비세르코 위원은 13일(현지시간) "이제는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때"라고 촉구했다.
비세르코 위원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가 독일 베를린에서 주최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COI의 보고서는 지금까지 북한 인권 실태를 다룬 가장 포괄적인 문서"라면서 "이 보고서가 유엔 회원국들로 하여금 이 문제를 의제로 올리도록 하고, 국제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소냐 위원은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가 핵 프로그램 개발에 주목하게 해 지난 수십 년간 인권 침해를 지적당하지 않게 했고, 또한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을 세뇌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확정한 COI 보고서는 정치범수용소 폐지, 공개처형 금지 등 총 268개의 북한 인권상황 개선 권고를 담고 있다.
COI는 보고서에서 유엔 등 국제사회에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북한 정권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을 권고했다.
소냐 의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은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제주의 국가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토론의 사회를 맡은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의 마티아스 나스 기자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난 수십년간 침묵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유엔 인권조사위원회가 보고서를 내고 북한 정권에 대한 제소를 권고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홍성필 교수(법학과)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 달래야하는 정책적인 딜레마에 있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인권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로 분리해서 일관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라우스 호프만-홀란트 베를린자유대 인권대학원장은 "북한 주민들이 정보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국제사회가 북한과 문화, 체육 등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와 관련 "예컨대 북한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고 가정하면 북한 정권의 모순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주민들이 그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토론자들이 의견을 모았다.
홍 교수는 "중국은 북한 정보기관과 협력해서 적극적으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등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역시 인권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면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르쿠스 로닝 독일 정부의 전 인권특임관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같은 경우는 중국에는 없기 때문에 중국이 이 문제부터 관심을 갖도록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