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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수사에 본질 잊혀진다…"컨트롤타워 필요"

입력 : 2014.05.12 15:06

목포, 인천, 부산 3곳에서 따로따로 수사
수사 한 달 동안 청해진해운 주변만 맴돌아


"초기 수사가 정확한 진상 규명의 성패를 좌우한다. 사고 원인과 관련자 책임 여부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겠다."

세월호 참사 하루 만에 검찰과 경찰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합동수사본부를 결성하면서 뱉은 일성이다.

수사본부는 검찰과 해경 수사인력을 배치하고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섰다.

한 달이 다돼가는 현재 수사본부는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승무원과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계자에게 있다고 보고 이들 다수를 사법처리했다.

과적, 고박(결박) 부실, 평형수 부족이 사고 원인인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총력을 기울여 내놓은 결과물로 보기에는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관계 기관과 관계자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일 방침이었지만 전남 목포라는 지역적인 한계가 작용했다.

선사가 위치한 인천,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이 있는 부산을 중심으로 수사가 점차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수사본부 출범 당시 인천 운항관리실과 한국선급도 수사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인천과 부산의 수사 당국이 맡고 있다.

사고의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선사와 계열사, 유병언 전 세모 회장 일가, 관료 마피아에 대한 수사도 인천과 부산의 수사 당국이 맡는 모양새다.

수사본부는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자로 승무원들을 지목하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어 선사가 사고 원인을 방치하거나 무시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김한식(72) 대표와 임직원을 구속한 데 이어 정점에 유 전 회장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유 전 회장의 일가 비리를 인천지검에서 수사하면서 모호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유 전 회장이 최종 책임자인 사실을 입증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방침이지만 경영에 직접 개입한 사실을 입증해야 해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인천지검이 유 전 회장의 측근들을 속속 소환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수사본부는 유 전 회장과는 별개로 이미 신병을 확보한 승무원과 선사 관계자를 기소하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승무원과 선사를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혐의를 입증해 사법처리한 인원이 거의 없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달 동안 승무원과 선사 관계자를 구속하기는 했지만 이외에는 안전 점검 업체 관계자 1명을 체포했을 뿐이다.

그동안 선적, 고박, 증축 업체를 상대로 전방위적 조사를 벌였지만 수차례 참고인 조사만 벌였을 뿐 현재까지 사법처리 대상은 1명에 불과하다.

수사본부는 승무원과 선사 관계자를 기소하고 부실 대응 의혹을 받고 있는 해경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12일 만에 해경과 소방본부 상황실까지 압수수색하며 수사 의지를 비췄지만 이후 보름 가까이 단 1명도 소환하지 못했다.

해경의 부실 대응이 국민적인 공분을 사자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수사에 나섰지만 미온적인 태도로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단지 승무원의 부도덕, 선사의 욕심만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각각 수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승무원, 선사, 해경, 관료 마피아가 밀접하게 연결돼 빚어진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해서인지 벌써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정조사·청문회·특검·국정감사 요구가 나오고 있다.


(목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