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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받는 저체온치료는?

입력 : 2014.05.12 14:25|수정 : 2014.05.12 14:31

보통 36~40시간 걸려…치료 끝나는 13일 의식 회복 여부 알수있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스텐트(혈관확장용 삽입관) 시술을 받은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은 오늘(12일) 현재 '저체온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저체온치료는 말 그대로 환자의 체온을 낮추는 것으로, 일단 한 번 심장이 멎었다가(심정지) 응급 시술을 통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자발순환) 환자들의 뇌와 장기가 활성산소 등 때문에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법입니다.

'저체온 유도'-'저체온 유지'-'체온 회복'이라는 이 치료법의 한 사이클에 보통 36~40시간이 걸리고,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약물을 통해 인위적으로 의식을 잃게 만드는 만큼,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저체온치료가 끝나는 내일 오전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회장의 경우처럼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긴 심근경색 환자는 심장이 멈춰 의식을 잃게 되는데, 이 때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함께 고압 전류로 심장의 정상 박동을 되살리는 '자동제세동기(AED)'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회장은 10일 밤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 처치를 받고 일단 심장 박동이 돌아와 자발 순환이 다시 시작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혈관에 그물 모양의 금속관을 넣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stent) 시술을 받고, 인공심폐기(에크모;ECMO)를 달았습니다.

환자의 정맥·동맥과 연결되는 ECMO는 몸 밖에서 환자의 심장과 폐를 대신해 혈액을 순환시키고 혈액에 산소를 공급합니다.

심폐소생술 이후 이 회장의 심장이 다시 스스로 뛰고 호흡도 가능했지만, 심장·폐 기능이 약해 ECMO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측에 따르면 의료진은 일단 오늘 오전 8시30분 이 ECMO를 떼어냈습니다.

박규남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한국저체온연구회장)는 "저체온치료법은 한 번 심정지가 왔다가 심장 박동이 돌아와 자발순환이 이뤄진 환자들 가운데 의식이 없는 경우에만 쓰인다"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저체온치료가 시작되고, 저체온치료 과정에서도 일부러 진정제 등 약물을 통해 의식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체온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32~34℃ 수준까지 낮추는 작업(인덕션)입니다.

찬(4℃) 생리식염수를 환자 몸에 주입하거나, 낮은 온도의 깔개(쿨링매트리스) 등을 사용합니다.

이후 이 체온을 24시간 정도 유지하는데, 자동체온조절장치와 같은 기계가 세밀하게 체온을 관리합니다.

이 기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혈관 안에 카데타(관)를 넣어놓고 이 관을 통해 흘려보내는 식염수 등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가슴 안쪽(흉강)에 붙인 하이드로젤을 통해 약 33℃ 정도의 체온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마지막 과정은 다시 환자의 몸을 정상 체온(36.5℃)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역시 자동체온조절장치를 사용해 시간당 0.25℃씩 몸의 온도를 높입니다.

저체온 유도에 1~2시간, 유지에 24시간, 체온 회복에 12시간 등 보통 저체온치료의 세 단계를 모두 진행하는데 36~40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마친 어제 오전 2시쯤부터 저체온치료에 들어갔다면, 이르면 내일 오전 중에는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의료진이 신속하게 저체온치료에 나선 것은, 활성산소 등에 따른 이 회장의 뇌와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박 교수는 "심정지 상태였다가 다시 자활순환이 시작된 환자의 몸에서는 활성산소와 사이토카인(세포간 신호전달 매개 단백질)을 비롯해 수백가지 종류의 물질의 분비가 늘어나고,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뇌·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의 손상이 진행된다"며 "이 같은 손상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 미국심장학회 등에서 저체온치료법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7년 서울성모병원이 처음 저체온치료법을 도입했고, 지금은 관련 장비를 갖춘 상당 수 병원에서 저체온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