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푸틴, 병합 크림서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관

홍순준 기자

입력 : 2014.05.09 22:4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오늘(9일)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을 방문해 이곳에 주둔 중인 흑해함대의 사열을 직접 참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개최된 2차 대전 승전 69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세바스토폴로 이동해 현지 기념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과 대규모 승전 기념행사 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한 러시아가 어떤 도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란 의지를 과시한 행보로 해석됐습니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이 있는 세바스토폴은 2차 대전 초기인 1941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250일 동안 소련군과 독일 나치군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곳입니다.

양측에서 4만 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한 접전 끝에 결국 크림은 나치의 수중에 들어갔고 1944년에야 소련군의 크림반도 탈환과 함께 해방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세바스토폴에서 오후 4시부터 이루어진 흑해함대의 해상 퍼레이드와 러시아 공군의 공중 퍼레이드를 참관했습니다.

흑해함대 사열을 겸한 해상 퍼레이드에는 흑해함대 기함인 순양함 '모스크바'를 비롯해 10척의 함정들이 참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사열함에 올라 10척의 함정 앞을 지나며 일일이 승전 69주년을 기념하는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뒤이어 펼쳐진 공중 퍼레이드에선 세바스토폴이 독일 나치군의 점령에서 해방된 지 70주년을 기념해 수호이와 미그 전투기, 장거리 핵폭격기 등 70대의 각종 군용기의 에어쇼가 펼쳐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은 외국 정상의 우크라이나 영토 방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크림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라며 "푸틴 대통령은 도발을 위해 크림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해 승인받지 않은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에 강하게 항의한다"며 "그러한 도발은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양국의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키려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 계획에 대해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차대전 승전 기념일을 군사 퍼레이드를 위해 이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