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이번 달부터 1개월과 3개월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장기 전망에서 기존의 단정적인 예보에서 벗어나 확률예보를 실시한다. 확률 장기예보 시행을 앞두고 일반 기상 정보 이용자 입장에서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확률 장기예보가 무엇이고 왜 도입하는 것인지, 또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고 또 문제는 없는지 다음과 같이 3차례에 걸쳐 글을 싣는다.
1. 확률 장기예보란?
2. 예측의 불확실성...정확도 38%
3. 과학적인 진보 - ‘몰빵’ 아니라 ‘분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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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확률 장기예보란?
올 여름 평년보다 더울 확률 50%, 평년보다 시원할 확률 50%. 기상청이 이런 여름 전망을 발표한다면 이런 기상 전망을 받아보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기상청이 5월 22일부터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1개월과 3개월 전망에서 기존의 <높음(많음)>, <비슷>, <낮음(적음)>에 대한 단정적인 예보 방식에서 벗어나 각각에 대해 발생할 가능성을 확률로 제시하는 확률예보로 전환한다.
예를 들면 ‘6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음’ 이라는 기존의 단정적인 예보 대신에 ‘6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 60%, 비슷할 확률 10%, 낮을 확률 30%’ 와 같은 방식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 예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해석하면 장기 예보를 위해서 예측의 초기 조건과 예측 도구인 모형을 조금씩 다르게하면서 여러 차례 예측을 수행했더니, 즉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했더니 총 실험 횟수가운데 60%에서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10%는 평년과 비슷하게, 또 30%는 평년보다 기온을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하면 예측 실험을 10번 했다면 6번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게 나왔고, 1번은 평년과 비슷했고, 3번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게 나왔다는 뜻이다. 예전 같으면 ‘올 여름 평년보다 덥다’ 라고만 발표 했는데 앞으로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면 그 확률이 90%인지, 60%인지 알려주고 또 그렇지 않은 비슷한 경우와 낮은 경우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정보를 주겠다는 것이다. 정보가 그 만큼 풍부해지는 것이다.
현재 확률 장기예보를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5~6개국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기상 선진국들이다. 기상청은 확률 장기예보는 지금까지의 단정적인 예보에 비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의사결정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위험 요소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확률 장기예보가 꼭 좋은 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보 결과가 늘 일반 기상정보 이용자들이 쉽게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 90%, 비슷할 확률 10%, 낮을 확률 0% 이런 식으로 나올 수만은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해석하기 어렵고 심지어 혼란스러운 예보가 나오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올 여름 전망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 50%, 낮을 확률 50%가 나올 수도 있고 높을 확률 34%, 비슷할 확률 33%, 낮을 확률 34% 이렇게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예보 결과가 올 여름 평년보다 덥다는 것인지 아니면 평년보다 시원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비슷하다는 것인지 해석이 쉽지 않다. 예보 결과를 놓고 뜻하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예보할 바에는 아예 예보하지 말라는 예보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 아니 틀리든 말든 예전처럼 덥다 춥다 한마디로 콕 찍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기상청이 <높음> <비슷> <낮음>에 대한 확률을 발표한 뒤 예보 결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해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보를 해석해 한 마디로 결론을 내리는 순간 예전의 단정적인 예보로 뒤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보 결과 해석이 어려워지는 만큼 예보 결과를 해석해 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 기상정보 사용자와 기상청 사이에서 예보 결과를 해석하는 새로운 전문가가 등장하고 역할도 중요해 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