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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의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넣어야 하는 평형수는 빼내고, 대신 3배나 많은 화물을 실었습니다. 또 탈출과정에서도 대피 방송을 할 방법이 4가지나 됐는데 모두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증축하자 화물적재 안전한도를 987톤으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전날 청해진 해운은 이보다 3배 넘게 많은 3천608톤을 싣고 출항했습니다.
과적을 숨기려고 평형수를 줄이는 방법이 동원됐습니다. 한국선급은 세월호가 선실을 증축한 뒤 평형수를 2천 23톤으로 늘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출항 전날 세월호에 실린 평형수는 500톤으로 기준의 4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운항 안전상 과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체가 물에 잠기는 최대한계선인 이른바 만재흘수선이 물에 잠기자, 세월호는 출항 당일,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뱃머리부분 밸러스트탱크에 평형수 80톤을 채워 만재흘수선을 맞추는 꼼수를 썼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평형수를 관리하는 1등 항해사 강모 씨로부터 무거운 화물이 실린 뱃꼬리 부분이 물에 잠기자 뱃머리에 평형수를 채웠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배가 안정성이 있으려면 화물은 덜 싣고 평형수는 더 많이 채워야 하지만, 세월호는 정반대였던 겁니다.
구조된 세월호 선원들은 4가지 수단을 통해 퇴선 명령을 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 확인됐습니다.
방송설비가 정상 작동되고 있었고, 조타실의 비상벨을 누를 수도 있었으며, 선실 전화기로 0번을 누르면 퇴선 방송을 할 수 있었고, 무전기 4대로 퇴선 명령을 내리라고 교신할 수 있었지만, 구조된 선원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