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 주에 있는 와세카 고등학교. 이 학교에 다니는 첼시 쉘하스는 학생들이 거의 없는 오후에 학교 창고의 자물쇠를 서투르게 만지작거리는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첼시는 불현듯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창고를 여닫는 사람들을 보는데 대개는 쉽게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이상했어요. 자물쇠를 붙들고 한참 끙끙거리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여하튼 좀 이상했어요. 그래서 경찰에 곧바로 신고했지요." 이 신고 전화 한 통이 엄청난 참극을 막게 될 줄은 그때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신고를 받고 학교에 도착한 경찰은 창고 앞에서 17살 고교생을 발견했습니다. 소년 옆에 있던 가방을 열어 본 경찰은 깜짝 놀랐습니다. 폭탄을 만들 때 쓰는 화약과 장비들이 잔뜩 들어 있었던 겁니다. 이 고교생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이 이 소년의 집을 수색한 끝에, 권총과 자동 화기, 그리고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 등이 담긴 책자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노트도 한 권 발견됐는데 그 안에는 놀라운 사실이 적혀 있었습니다.

"쉘하스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끔찍한 일이 일어날 뻔 했어요.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날 뻔 했는데 쉘하스의 신고로 막을 수 있었던 거지요." 지역 경찰의 말입니다. 그럼 그의 노트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적혀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그 소년은 도대체 어떤 일을 벌이려 했던 걸까요?
지역 경찰의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노트에는 부모와 여동생을 죽인 뒤 와세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폭탄을 설치해서 터뜨린 뒤 총기를 난사하겠다는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탄을 만드는데 쓸 압력밥솥과 쇠구슬, 그리고 화약과 화학약품 등도 방안에서 발견됐습니다." 한마디로 9만 5천명이 모여 사는 작은 도시에서 상상하기도 싫은 엄청난 비극이 일어날 뻔 한 겁니다.
이런 끔찍한 일을 계획한 고교생은 바로 와세카 고등학교에 다니는 17살 존 데이비드 라두였습니다. 1급 살인 기도와 폭발물 소지 혐의로 체포된 라두의 계획은 믿기 싫을 만큼 대담하고 치밀했습니다. 가족을 살해한 뒤 학생들이 한곳에 모이는 학교 점심 시간에 폭탄을 터뜨린 뒤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교 경찰과 교사, 그리고 급우들을 총으로 쏴 죽이려 했다는 겁니다. 또 범행 당일에는 경찰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마을에 불을 지를 계획까지 세워놓았다는 겁니다. 게다가 SWAT팀이 도착하면 자신을 체포하려는 특경대원을 사살하고 SWAT팀이 쏜 총을 맞고 죽겠다고 계획했다는 겁니다. 참으로 끔찍한 일입니다.
실제로, 그 소년이 만들려던 폭탄은 쇠구슬과 못을 압력밥솥에 넣어 화약으로 터뜨리는 방식으로 제조가 쉽고 살상력이 강해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서도 사용됐던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라두는 이 어마어마한 일을 왜 저지르려 했던 걸까요? 라두는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었지만 그야말로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학교 관계자는 말합니다. 학교나 가족 그리고 급우들에게 원한을 가지거나 또 그런 일을 꾸밀 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라두의 범행 동기는 그 어마어마한 계획에 비춰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라두는 평소 소총 같은 살상 무기와 헤비메탈 음악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 전투영화와 액션물을 즐겼다고 합니다. 특히, 그는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들인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레볼드를 우상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대로라면 라두는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재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라두는 이 엄청난 참극을 벌일 D-데이를 컬럼바인 사건 15주년이 되는 4월 20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일요일로 학교가 쉬는 날이었습니다. 라두는 범행 날짜를 5월로 미뤘고, 보다 치밀하고 대담한 살상을 계획하며 준비하다가 한 여학생의 신고로 미수에 그친 겁니다. 정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