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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메르켈 회담, 성과 없이 친분만 과시"

입력 : 2014.05.03 23:24


'상당히 좋은 친구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을 방문, 2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한 내용을 소개한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3일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이 표현에는 두 정상의 관계가 좋은 것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느낌보다는 성과물 없이 좋은 관계만 부각했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깔려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여러 차례 "가장 친한 친구, 파트너이자 동맹"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를 맞는 미국 정가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다면서 특히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와중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생일 축하 파티를 열고 포옹한 사실이 미국을 화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국민이 가장 관심을 둔 주제인 양국간 스파이 활동 금지 협정 체결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무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그러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고, 메르켈 총리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두 정상의 회담이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친분을 과시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스파이 활동 금지 협정 체결이 불가능한 것은 미국이 독일에만 이를 보장하면 다른 국가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문제는 양국간 국민감정이 좋지 못한 상황이 걸림돌이어서 두 정상이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정도에서 그쳤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이 러시아에 대해 이달 25일 우크라이나 선거를 방해하면 경제 제재를 가하기로 합의했지만, 신문은 "두 정상이 무력함으로 하나 됐다"고 깎아내리면서 `무력함의 결속'을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신문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유럽의 국가 질서가 부분적으로 변경되는 것을 무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간지 빌트는 두 정상이 불법 정보 수집 문제에 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미국과 독일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깨닫는 교훈의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