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한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을 민주당 공격 소재로 다시 끄집어냈다.
3일(현지시간) 미 의회와 언론들에 따르면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대럴 아이사(공화·캘리포니아) 위원장이 전날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하원에 출석해 벵가지 문제를 증언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공화당원인 미 하원의 존 베이너 의장도 '벵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표결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미국의 한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확보한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의 이메일에서 비롯됐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 등 백악관 관리들에게 보내진 이 메일에는 '목적'이라는 소제목 아래 '(벵가지) 시위가 인터넷 동영상에서 비롯됐으며 광범위한 정책 실패가 아님을 강조한다'는 대목이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내용이 과거 벵가지 사건 청문회에서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메일 성명에서 "백악관이 벵가지 사건 내용을 조작하려 들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했고,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백악관이 처음부터 의회와 언론, 미국인을 오도하려 들었다"는 성명을 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도 지난 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로즈 부보좌관의 이메일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재선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동이었고 이제는 은폐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치 분석가들은 공화당이 벵가지 사건에 목소리를 높인 배경에는 민주당의 유력한 잠재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있다고 풀이했다.
벵가지 사건은 클린턴 전 장관의 재임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클린턴 전 장관도 재임 중 가장 후회되는 일로 벵가지 사건을 꼽았다.
하지만 벵가지 사건 때문에 지난해에 이미 상원에서 청문회를 하고 보고서까지 발표했던 만큼, 공화당의 공격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2년과 2014년, 그리고 2016년에 선거가 이어지지만 공화당의 중점 이슈에는 변화가 없다"고 꼬집었다.
공화당도 벵가지 문제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은 보이지는 않았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3일 오전 대통령 주례연설에 대한 응답 연설에서 벵가지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무역 자유화와 우크라이나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