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교신했던 진도VTS(해상교통관제센터)가 2011년 고의로 기기에 장애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을 받는 관리업체와 올해 또다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당시 '고의 장애' 수사 과정에서 해경은 기기 고장으로 장애가 발생했다는 엉터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가 축소·은폐 의혹이 일자 '바이러스에 의한 손상'이라고 번복하는 등 문제를 드러내 해당 업체와의 유착 의혹을 사기도 했다.
3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판결문에 따르면 A사는 2011년 3월 말 광주지방조달청과 계약이 끝나고 차기 업체인 B사에 업무를 인계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진도VTS를 무력화시켰다.
A사와 B사 사이에 당시 수리비 청구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판결문은 이 같은 내용을 상세하게 거론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A사 소속의 이모(44)씨와 한모(33)씨는 2011년 3월 21일 자신들이 관리하던 완도VTS 네트워크를 통해 진도VTS에 접근해 명령어를 삭제하고 입력값을 조작했다.
이 때문에 이튿날인 22일 오후 8시께 진도VTS는 레이더 작동정지, 전체적인 레이더 추적기능 불능, 레이더 영상 재생 불능, 레이더 정보와 선박식별장치(AIS) 정보 불일치 현상, 관제화면 상 잡음 발생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이날은 B사가 조달청으로부터 후속 용역업체로 선정된 날이다.
결국 B사는 이 고장을 수리하지 못하고 A사에 의뢰해 진도VTS 복구작업을 4월 9일까지 수행하는 동안 제때 업무에 투입하지 못했고, A사로부터 4천200여만원의 복구비용을 청구받았다.
이에 B사가 의혹을 품고 소송을 제기해 A사가 VTS 고장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고, A사는 거꾸로 B사에 1억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와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당시 B사의 의뢰로 수사에 나선 해경은 '안테나 송수신기를 연결해 주는 도파관이 파손돼 장애가 발생한 것'이라며 혐의가 없는 것으로 1차 수사를 했다가 나중에는 '바이러스에 의한 손상'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해경의 수사결과에 따라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B사는 광주고검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재수사를 의뢰해 기소 결과를 얻어냈고 현재 이에 대한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재판을 받는 A사는 지난해 초 부산에서 불거졌던 VTS 공급업체 비리 사건에도 연루돼 관계자 3명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는 등 각종 구설에 오르고도 최근 회사 이름만 바꿔 지난 4월부터 또다시 진도VTS 관리계약을 따낸 것으로 나타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진도VTS의 한 관계자는 "관리 용역 계약은 조달청에 의뢰해 입찰을 하고 조달청의 적격심사를 거쳐 계약을 하는데 이 과정에 해경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해당 회사가 전국 여러 곳의 VTS 관리를 하는 업체인데 굳이 진도만을 문제 삼는 것이 억울하다"고 밝혔다.
(진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