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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분리주의 동부 도시 공격…러시아 "재앙으로 가는 길" 비난

입력 : 2014.05.03 02:23

정부군 동부 슬라뱐스크 민병대 진압작전 재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2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가 장악 중인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슬라뱐스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며 대(對)테러작전 재개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는 "자국민에 대한 군사력 사용은 범죄이며 우크라이나를 재앙으로 이끄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 지원을 중단할 것을 주문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우크라 정부군 동부 도시 공격 =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오늘 새벽 4시30분에 슬라뱐스크 인근 지역에서 내무부 산하 부대, 국가근위대, 정규군 부대 등에 의한 대테러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전에서 슬라뱐스크 외곽의 검문소 10곳을 점령하고 시를 완전히 포위했으며 민병대 대원 여러 명을 포로로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군의 공격은 주로 슬라뱐스크 외곽 검문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분리주의 민병대 측도 정부군이 슬라뱐스크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고 전하면서 "교전 과정에서 민병대원 3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민병대는 동시에 진압 작전을 벌이던 정부군 소속 헬기 2대를 격추하고 조종사 1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 1명은 추락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정부군 피해를 확인했다.

국방부는 "슬라뱐스크 상공에서 순찰활동 중이던 2대의 Mi-24 공격용 헬기가 휴대용 대공포 공격을 받아 격추됐다"며 "이 공격으로 2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또 다른 수송용 헬기 Mi-8 1대도 공격을 받았으나 격추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군은 2대의 헬기를 잃고 난 뒤 공격을 일시 중단하고 슬라뱐스크를 포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 측은 이날 저녁이나 다음날 진압작전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다른 도시의 민병대원들을 슬라뱐스크로 집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분리주의 세력 본격 진압 신호탄 = 이날 슬라뱐스크 공격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시들에 대한 정부군의 본격적인 진압작전 개시 신호로 해석된다.

분리주의 민병대는 현재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의 10여 개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지난달 15일부터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 진압을 위한 대테러작전을 개시했으나 뒤이어 제네바 회의에서 이루어진 긴장해소 합의에 따라 작전을 잠정 중단했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특히 정부군의 진압 작전으로 민병대 측에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하면 러시아가 러시아계 주민보호를 이유로 군사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 공격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런 교착 상태에서 분리주의 민병대가 동부 지역 도시들을 계속해 장악해나가면서 11일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테러작전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서방 비난전도 가열 =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도시 슬라뱐스크에 대한 진압작전을 재개한 데 대해 러시아와 서방은 각각 사태의 책임을 상대 진영에 떠넘기며 비난전을 벌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민병대) 징벌 작전에 대한 결정을 내린 키예프 권력은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페스코프 비서는 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이루어진 제네바 합의 이행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슬라뱐스크에서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를 비롯한 극단적 민족주의 단체 소속 테러리스트들을 동원해 징벌적 군사작전을 시작한 것에 분노한다"며 "자국민에 대한 군사력 사용은 범죄이며 우크라이나를 재앙으로 이끄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러시아 대표 안드레이 켈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지역에서의 진압 작전을 중단하도록 OSCE가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 지원을 중단할 것을 주문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연 기자회견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EU는 러시아 대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는 것은 물론 이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