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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와중에 지하철 추돌…안전점검 '헛일'

입력 : 2014.05.02 18:03|수정 : 2014.05.02 19:32


잇단 대형 사고에 국민의 안전 불안감 커져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 추돌로 170여명의 승객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 국민의 안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 사고의 재발을 막겠다며 주요 시설물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이번에는 승객을 가득 실은 지하철 두 대가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1993년 서해훼리호 사건에 이어 그 다음 해인 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사건이 잇따랐던 과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후 3시32분 신당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진입하던 2260호 열차가 앞서가던 2258호 열차가 고장으로 역내에 정차한 사실을 늦게 알고 급정거를 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열차 간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겨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 지하철은 모두 열차에 안전거리 유지 시스템이 탑재돼 자동으로 앞뒤 열차와 안전거리가 유지되는데 이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자동 안전거리 유지 장치가 고장이 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해당 장치가 왜 고장이 났는지는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열차가 고장 났을 때 해당 선로를 운행하는 다른 열차에 관련 내용을 알려줘 대비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지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 이후 열차 내에서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 불안감을 느낀 승객들이 스스로 비상문을 열고 위험한 맞은편 선로를 따라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후속 열차가 다가왔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경위도 문제이지만 열차 사고 뒤 기본적인 대처도 없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도로와 항공, 철도 등 재난 위험이 있는 시설물 4천여곳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벌이던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

특히 최근 몇 달 새 전동차 운행사고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일 코레일 등 수도권 전동차 운영 기관에 열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 안전점검을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달 3일 오전 시흥 차량기지로 가던 열차가 숙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하루 전인 2일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자동운전장치 이상으로 선릉역에서 멈춰 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열차 고장과 사고가 잇따라 정부가 특별 안전점검을 벌였고,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그동안 탈선이나 운행 중단 사고는 종종 있었지만 열차 두 대가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당국의 안전 점검이 헛바퀴를 돈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