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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안산트라우마센터, 상시기구가 바람직"

입력 : 2014.05.02 10:12|수정 : 2014.05.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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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국립서울병원 원장)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 침몰로 슬픔에 잠긴 안산을 보듬기 위한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대형 참사로 인한 유가족과 생존자를 위해서 이런 시설이 생긴 것은 국내에서 처음인데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장을 맡은 하규섭 센터장(국립서울병원 원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트라우마 센터가 어제부터 활동을 시작한 거죠?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네, 저희가 트라우마 센터라는 이름으로는 어제부터 활동을 시작을 했고요. 그런데 사실은 사건 직후부터 경기도 안산시 통합 재난 심리 지원단으로 해서 쭉 활동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 건가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안산시에 이번에 안타까운 일을 겪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해가지고 우선은 그 분들의 심리적 안정,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 불안, 화병 이런 것들이 혹시 생기지 않나 조기에 발견하고, 이번에 그 어려운 일을 겪은 분들을 쭉 이렇게 앞으로도 관리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한 목표이고요. 그리고 이번에 영향을 많이 받은 안산 지역의 학생들도 저희들이 같이 학교랑 협의해서 관리하는 게 중요한 목표이고, 또 이번에 한 학교가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다보니까 몇 개 동의 많은 분들이 영향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 지역 사회가 건강하게 재건될 수 있도록 심리적 지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말씀대로 안산 지역 주민들은 한 집 건너 한집 씩 이번 사고와 연관이 있는 그런 형편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네, 한 두 개 동은 그런 사정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런 분들도 다 치료 대상이 되시는 건가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네, 치료 대상이라기보다는 저희들이 도와드릴 대상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거고요. 우선 제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게 희생자나 실종자의 가족 분들, 구조된 학생들, 그리고 그 주변에도 영향을 많이 받은 분들도 있어서 학생분들이나 지역 주민분들 다 모두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가운데서 치료가 가장 시급한 건 누구일까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아무래도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만 구조된 학생 분들하고요, 희생자 분들이나 실종자 분들의 가족이겠죠.

▷ 한수진/사회자:
특히 지금 유가족 분들의 슬픔이 크실 텐데 심리 상담조차 꺼리는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어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꺼린다기보다는 아직은 준비가 덜 된 거죠. 저희들이 지금 빈소가 차려지면 장례식장에서부터 위로를 하고요. 대게 보니까 발인을 하고 2~3일은 지나야 말문을 여세요. 그래서 그 때부터 저희들이, 지금 찾아가는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봤더니 진도에 내려가시는 분들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저희가 아직까지 만나 뵙지 못한 분들이 한 1/3 쯤 되고요. 그리고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으니까 좀 나중에 보자, 이렇게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한 20% 되고, 반 정도는 저희들하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상담도 하시고 그러시는데 지금 지난 시간으로 봐서는 저희들이 생각한 것 보다는 조금 더 호응들이 그래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장례식장에도 직접 찾아가시고 댁으로도 찾아가시고 이렇게 또 도움을 주고 계시네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이렇게 큰 사건을 겪었는데 당장 이렇게 말문을 열거나 마음의 문을 열기가 참 쉽지가 않은 모양이에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럼요. 저희들도 지금 심리적 상담이다, 이런 것 보다는 그냥 이게 뭐 말로 위로가 될 만한 일이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슬픔 마음을 같이 나누는 거죠, 거기서부터 시작이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렇게 마음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거는 경우마다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보통 큰 충격을 받으면, 이번 일은 사상 유례가 없는 큰 고통이고 합니다만 1~2주 지나면 조금은 덜 하고 1~2달이 지나면 조금은 현실적인 안정을 찾아가고 그러잖아요, 우리가 보통. 그래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초기 치료가 상당히 중요하겠죠?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럼요. 이번에도 사고가 나고 언론에서 심리 안정이나 심리 치료, 또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관심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이라는 것은 사고가 나고 그 다음날부터 생기는 게 아니거든요. 끔찍한 일을 당한 사람들은 그 장면이라든지 상황이 그냥 뇌에다 사진이 찍히는 셈인데 이게 1~2주, 1~2달 지나면 기억은 남지만 생생함이라든지 마음의 쓰라림은 대게는 가라앉는 건데 이게 전혀 그러지 않고 지속이 되는 경우가 외상 후 증후군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병적인 상태로 넘어가지 않도록 잘 도와드리는 게 중요한 거죠. 그래서 초기에 전문적인 도움을 드리면 병으로 넘어가거나 만성화되는 것을 막아드리면 더 좋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원장님 국내에서 이런 트라우마 센터가, 광주 트라우마 센터가 있다면서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렇죠. 광주는 주로 5.18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서 트라우마 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5.18 이라는 불행한 일이 있고 나서 한참 있다가 생겨서요.

▷ 한수진/사회자:
생긴 지 얼마나 되었는데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제가 알기로는 2~3년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안산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사건이 있었는지 30년이 지났는데 그 때 이제 문을 열게 됐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지나도 아픔이 가시지 않은 분들이 많았던 거겠죠, 그만큼 초기치료도 중요한 거구요, 지금 안산 트라우마 센터 같은 경우는 초기에 자리를 잡게 되어서 도움 면에서는 훨씬 크겠네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우리 사회가 이런 심리적 안정이라든지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 그래도 이전보다는 관심도 많아지고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만한 상황들이 갖추어진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안산 트라우마 센터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계속 운영을 하게 되는 건가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거는 아직은 조금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우선은 저희들이 활동을 하면서 시민들이 얼마나 빨리 안정이 되는지. 또 그런 분이 한 분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만 혹시라도 외상 후 증후군으로 넘어가는 분들이 있는지. 또 유가족 같은 경우에는 우울이라든지 화병 같은 걸로 진전이 되는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분들이 얼마나 많고 앞으로 치료를 하면서 얼마나 안정이 되는가를 봐서 정해야 할 텐데, 아마 지금 정부는 대략 우선 3년 정도는 최소한 운영을 해야 되지 않나, 그리고 그 이후로는 경과를 봐서 정해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이게 단순히 상처를 받거나 병적으로 진행되는 분들만 도와드리는 게 아니라 안산시민 전체의 어떤 정신적 건강이나 정신적 안녕을 더 증진하는 쪽으로 생각을 한다고 하면 아마 한시적인 게 아니라 조금 더 상시기구로서 가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3년만 운영되는 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제가 보기에도 그런 걱정이 드네요. 센터장님, 진도로 잠시 시선을 돌려보면요. 지금 진도 체육관에도 실종자 가족 분들 많이 계신데 이 분들도 큰 도움이 필요한 상태잖아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거기 자원봉사자 분들 뿐 아니라 여러 전문 학회나 국립 나주 병원 등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나가서 도움을 드리는 것으로 알고는 있는데 사실 거기 계시는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초기부터 안 받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고통을 겪으면 낫지 않나, 이런 생각은 들고요. 지금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어떤 심리적 상처나 이런 걸 생각하면 사실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특히 밤에 잠을 잘 주무시고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리고 반복적인 심리적 외상에서 피하는 것도 중요해서, 그런데 이게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계속 뉴스도 보면서 그래야 더 마음이 편한 분들도 있고요. 어떤 분들은 그런 곳에서 떨어져 있고 밤에 불도 좀 끄고서 이래야 잠도 주무시고 안정이 되시는 분도 있고 그래서 거기서 환경을 조금 구분해주고 그러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뭐 뻥 뚫긴 공간에 같이 계시다보니까 여러 가지로 힘들다는 이야도 나와서, 칸막이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원장님께서도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군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럼요, 그럴 수 있으면 더 좋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이런 질문도 드려볼게요. 지금 유가족들이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계시는데요. 어떻습니까, 유가족들의 심신, 어떤 상태에서 진정어린 사과도 꼭 좀 필요할까요?

▶ 하규섭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장 :
그게 대통령님의 사과라고 꼭 이야기할 것 보다는 사실 관계된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이 분들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그러는 거는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도움이 되죠. 그런데 저희들이 지금 나가서 유가족 분들을 보면 제일 많은 말씀을 하시는 게 역시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과 그런 것이고요. 또 하나는 희생자 학생들의 형제, 자매들이 있잖아요. 그 살아있는 자식들 걱정을 많이 하세요. 자녀분들이 영향을 받을까봐서 마음 놓고 슬퍼하지도 못하고 눈치도 보고 이러시거든요. 그래서 아직은 다 사실은 모두가 조심스럽고 또 이분들이 어떤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같이 배려하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어제부터 본격 가동된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은 하규섭 국립 서울 병원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