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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미터 옆 승객들 외면한 선장과 선원들

김도균 기자

입력 : 2014.04.26 02:40|수정 : 2014.04.2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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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사고 당시 영상과 진술 등을 통해 선장과 선원들의 탈출 경로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수사당국이 현재까지 확보한 재구성 초안을 입수해 살펴봤더니 이들은 불과 7미터 옆 객실 승객들도 외면한 채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도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합동수사본부가 사고 당시 5층 조타실의 상황을 점 단위로 재구성해 본 선장과 선원들의 탈출 경로는 이렇습니다.

8시 50분쯤 사고 발생 시점에 침실에 있던 선장 이준석씨는 2항사의 도움을 받아 조타실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3항사 박한결씨는 조타실 왼쪽 출입구에 쓰러져 있었고 조타기 앞과 조타실 앞쪽에 당직 조타수와 기관장, 1항사 등이 서 있었습니다.

배 왼쪽으로 해경의 구조선이 도착하자 이들은 왼쪽 출입구를 통해 곧바로 빠져 나갑니다. 같은 시각 1, 2, 3층 기관부 선원들도 탈출을 시작하는데 선원들이 자는 방 사이에 있는 승무원 전용 통로를 통해 3층으로 모여 승객들이 없는 선원 침실 사이 통로로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이들이 탈출한 경로에서 계단 하나만 오르면,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이 머물던 객실이 있습니다. 기관부 선원들의 탈출 통로와 불과 7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준석 선장 등 선원 8명이 모여 있다 탈출한 5층 조타실도 일반 객실까지 20미터 남짓 밖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배가 기울어 도저히 승객들에게 위험을 알릴 수 없었다던 선원들의 진술과 달리  충분히 접근이 가능했던 것으로  합동수사본부는 보고 있습니다.

큰 소리로 위험하다는 소리 한 번 안 지른 채 앞다퉈 빠져나온 선원들은 오히려 적반하장의 변명을 내놓습니다.

[오 모 씨/조타수 (지난 18일) : 경사가 이런데 어떻게 갑니까? 가다가 미끄러지고, 가다가 미끄러지고. 객실에 어떻게 갑니까? 진짜 이 양반들이 희한한 양반들이네….]

수사본부는 선박직 생존자 15명 외에 나머지 생존 승무원에 대해서도 승객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 확인되면 전원 사법 처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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