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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어른들에게 배신감·불신 느낀다'

조지현 기자

입력 : 2014.04.25 02:36|수정 : 2014.04.25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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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이후, 휴교했던 안산 단원고가 어제(24일) 교실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학생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건들지 않기 위해 저희는 학생 인터뷰와 근접 취재를 피했습니다. 이 소식은 삽화로만 전해드리겠습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사고 다음날인 지난 17일 휴교에 들어갔던 안산 단원고에, 어제 3학년 학생들부터 다시 등교했습니다.

무거운 어깨와 어두운 표정의 학생들은 두세 명씩 조용히 학교로 향했습니다.

3학년생 505명 중 유족이거나 장례에 참석한 24명을 빼고는 1명만 결석했습니다.

[김학미/단원고 교사 : 아침 7시 반부터 담임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등교 마중을 하면서 아이들을 안아주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전 4교시로만 이뤄진 수업은 심리 치료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카드를 나눠주고 마음속 생각을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세월호 사고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된 지금 상황에 대해 슬픔과 아픔을 넘어 어른과 사회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을 드러냈다고 심리치료 전문가는 전했습니다.

[정운선/학생건강지원센터장 : 저희 전문가가 매칭이 돼서 들어가서 아이들한테 경험을 나누는 교육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는 28일부터는, 1학년생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생의 수업도 재개됩니다.

학생들이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과 감정을 공유하고 심리치료팀의 도움을 받는 게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이제 어른들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고 어떤 재발 방지 노력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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