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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신위 '망중립성' 대폭 후퇴…"빠른 회선 허용"

유덕기 기자

입력 : 2014.04.24 18:20


미국의 '망중립성' 정책이 광대역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들이 추가비용을 내는 콘텐츠 사업자들에 더 빠른 회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실상 허용하는 쪽으로 바뀝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특정 콘텐츠 서비스를 막거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차별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미국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가 현지 시간으로 어제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가 빠른 회선을 제공할 때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망중립성 규칙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초안에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FCC라고 규정돼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디즈니와 구글 등의 콘텐츠 사업자가 컴캐스트, 버라이즌 같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에 돈을 더 내면 빠르고 특별한 회선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FCC는 지난 1월 미 연방 항소법원이 광대역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망중립성' 규제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하자, 상고하는 대신 망중립성 규칙 개정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이 "법원의 결정에 부합하면서도 망중립성을 지키는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번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망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거대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빠른 회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규모 신생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빠른 회선을 이용할 수 없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 내 소비자단체들도 개정안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통신망 이용비 증가가 우려될 뿐 아니라,콘텐츠 업체들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망중립성 원칙이 없다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혁신적 콘텐츠 업체의 등장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모든 인터넷 콘텐츠는 통신망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될 때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사문화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개정안 초안은 휠러 위원장의 주도로 마련됐으며 현지 시간으로 오늘부터 FCC 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다음 달 15일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개정안에 대한 위원회 표결은 연말쯤 이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