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텃밭' 유럽 잃은 러 에너지기업들 中서 출혈경쟁

유덕기 기자

입력 : 2014.04.24 12:42


유럽시장이라는 '텃밭'을 잃게 생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중국 수출 활로를 뚫기 위해 출혈경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수년간 끌어온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과의 수출 협상을 다음 달에 있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체결하기 위해 중국 측에 가격 인하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가스프롬은 현재 건설 중인 동시베리아 가스관을 이용해 2018년부터 30년간 매년 380억㎥ 천연가스를 중국에 제공하게 됩니다.

이는 중국 가스 수요의 4분의 1 정도 되는 양입니다.

이 협상은 거의 10년째 가격과 지불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협상은 최근 가스프롬이 기존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하며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진행 속도로 볼 때 계약이 실제로 체결될 확률은 98% 정도"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습니다.

가스프롬이 오랜 기간 끌어온 중국 수출 협상에 갑자기 속도를 내는 것은 가스프롬의 경쟁사 격인 다른 러시아 에너지 국영기업 '로스네프트' 역시 대 중국 에너지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스네프트는 이달 초에 있었던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의 방중에도 따라가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로스네프트의 최고경영자가 푸틴의 최측근인 이고르 세친이라는 점에서 가스프롬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의 한 은행가는 "로스네프트 때문에 가스프롬이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는 협상 포지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 러시아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출의 80%가 유럽에서 나오는 가스프롬 등 러시아 에너지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