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결박하지 않은 화물이 급격한 방향전환 때 한쪽으로 쏠린 것이 세월호 침몰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은 5년 전 유사한 원인에 의한 아리아케호 사고를 겪은 뒤 선박 내 화물 고정과 관련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왔다고 NHK가 보도했습니다.
아리아케호 사고는 지난 2009년 11월 13일 일본 미에현 구마노시 인근 해역에서 여객선이 전도된 사고입니다.
당시 아리아케호는 컨테이너 150개와 차량 32대, 중기계 6대 등 2천4백 톤에 달하는 화물을 싣고 운항하다가 파도의 충격에 의해 화물이 미끄러지며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린 뒤 균형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사고로 승객 7명과 승무원 21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중유가 대량으로 유출돼 근처 바다를 심각하게 오염시켰습니다.
NHK의 심층 보도 프로그램인 '크로즈업 겐다이'는 일본 정부가 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 화물 미끄럼 방지 장치 등의 부재였으며 특히 그 이전에도 10년 동안 유사한 원인의 선박사고가 16건이나 있었던 사실을 밝혀내고, 즉시 선박내 화물 고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해운회사에는 선박 내 화물 관리에 대한 매뉴얼 작성을 의무화했습니다.
NHK가 소개한 매뉴얼은 요철이 있는 쇠붙이를 활용해 선박 내 컨테이너들을 서로 연결하고 와이어로 모든 컨테이너를 선체에 고정시켜 배가 어떤 방향으로 흔들리더라도 화물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모든 선박이 출발하기 전 화물 고정 여부를 확인할 것, 항해 중에도 2시간마다 한 차례씩 담당자가 화물 고정상황을 점검할 것 등과 같은 규정도 담고 있다고 NHK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