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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수 이상 객실 침수되면 급속 침몰"

김영아

입력 : 2014.04.17 16:47|수정 : 2014.04.17 17:02


어제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9명이 숨지고 280여명이 실종된 대참사가 빚어진 가운데 세월호 같은 대형 선박이 왜 그렇게 빨리 침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대형 여객선이라도 일정 수 이상의 내부 구획이 침수되면 빠른 속도로 가라앉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형 여객선들은 기본적으로 내부와 외부의 충격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일단 내부 침수구역이 늘어나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스 국립아테네기술대의 선박설계연구소장 아포스톨로스 파파니콜라우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같은 대형 선박의 경우 갑판 아래 구획 별로 나뉜 객실 15개 가운데 2개까지 물이 차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지만 침수구역이 그 이상 확대되면 침몰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파파니콜라우소장은 이런 계산도 각 객실 출입구가 완전히 닫혀 물이 더는 들어오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파니콜라우는 또 보통 차량 등이 적재된 상갑판까지 물이 들어차면 배가 빠른 속도로 전복된다면서 배가 급속히 기울면 많은 사람이 안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게 돼 인명피해가 아주 커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선박안전 전문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세월호 조사팀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선박은 기본적으로 격벽으로 구획이 나뉘어진 공기방울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 공기방울에 일정 정도 이상으로 크게 구멍이 나면 배는 아주 빠르게 뒤집어진다며 이번 사고도 그런 경우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침몰을 지연시키기 위해 새로운 선박설계와 하중 분산 등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선박의 기본 구조는 지난 100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피터 보인턴 대장도 세월호가 급격히 침몰한 것이 선체가 큰 충격을 받아 대규모 침수가 일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인턴 대정은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세월호처럼 큰 규모의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뒤 전복되기까지 속도를 고려하면 사고선박이 상당한 손상을 입어 대규모 침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보인턴 대장은 또 크게 '꽝'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일부 승객들의 증언에 대해 안에 실린 화물이 내부에서 충격을 가했을 수도 있지만 선박이 무언가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 신문도 해양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세월호가 암초 등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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