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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급 횡령 무더기 적발…해경 수사결과는 '쉬쉬'

입력 : 2014.04.11 16:27

선급 전현직 4명 입건…회사자금·정부지원비 횡령


선박검사 기관인 한국선급(KR)의 전현직 임직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정부 지원 연구비를 빼돌린 혐의로 해양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한국선급 청사 신축공사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업무상횡령)로 한국선급 전 회장 A(62)씨 등 전현직 간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해양수산부 국장급 간부 출신인 A씨는 2012∼2013년 한국선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에 있는 신사옥 공사비 등 회사자금 9천350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풍수지리상 입구 표지석이 필요하다며 표지석 대금 1천만원을 회사 자금으로 임의 집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다른 전현직 간부 3명은 각각 정부지원 연구비 등 125만∼6천1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사 감리를 맡았던 B(54)씨는 공사 참여업체들로부터 21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9천800만원을 챙겼고 감리 중 홍콩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회사 자금 2천3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이밖에 청사 건축허가 인·허가와 관련해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부산 모 구청 공무원(50)을 구속하고 뇌물을 건넨 건축업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해경 수사는 지난해 4월 한국선급 임직원 비리와 관련한 첩보를 확보한 후 시작됐다.

수사 초기에는 지난해 3월 한국선급 신임회장 선거에서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가 낙선한데 대한 보복수사라는 의혹이 업계 사이에 돌기도 했다.

해경은 지난 1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를 마무리하고도 수사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이날 뒤늦게 수사결과를 공개했다.

선박 안전관리의 선봉에 있는 한국선급의 임직원 횡령 실태가 드러났음에도 해경이 보도자료조차 배포하지 않은 것은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해수부 유관기관인 한국선급의 비리행태가 알려질 경우 해수부에 부담을 줄까봐 해수부 독립 외청인 해경이 수사결과를 비밀에 부쳤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선급에는 경무관 출신 해경 퇴직간부도 고위 간부로 근무 중이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 우려가 있어 수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임직원 비리 의혹을 담은 투서가 접수된 이상 수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표적수사라는 의혹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