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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화장실 청소노동자 실명제, 인권침해 논란

입력 : 2014.04.11 09:40|수정 : 2014.04.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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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 '인권중심 사람' 박래군 소장

▷ 한수진/사회자:

요즘 지하철역이나 공공시설 화장실에 청소 노동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표지 쉽게 볼 수 있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이런 취지에서 시설관리 실명제를 도입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정작 청소 노동자들은 자기들 뜻과는 상관없이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꼴이 되어서 불편함이 크다고 합니다. 정말 청소 노동자들의 사진이나 이름을 내걸어야 화장실이 더 깨끗해질 수 있는 건지, 이 문제 한 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하철 역사 내에서 일하시는 청소노동자 한 분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청소노동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청소노동 하신지 지금 몇 년 정도 되셨어요?

▶ 청소노동자:

12년 째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지하철 역사 내에서 일하고 계시다고요.

▶ 청소노동자:

네.

▷ 한수진/사회자:

화장실 청소도 하실 텐데 그러면 공공 화장실 앞에 선생님 사진이 붙어 있나요?

▶ 청소노동자:

네, 사진이 붙어있는데 사진만 붙어있는 것이 아니고 이름까지 적혀 있어요. 때로는 아주 불쾌한 일이 있는데, 생각지도 않는 사람이 길을 지나가면 부르기도 하고, ‘오늘은 어디가시죠? 오늘은 일 안 합니까?’ 가족들하고 다닐 때에도 그런 불쾌한 언어로 말을 하기도 해요. 나는 모르는데 그런 손님들은 나를 아는 것 같아요.

남편하고 사위하고 딸하고 이렇게 식사를 하러 가는데 이름을 부르면서 대답을 그렇게 바라고 이야기하니까, ‘아니 누구신데 잘 모르겠네요’, 했는데 남편이, ‘모르는 사람을 그렇게 다정스럽게 불러.’ 하면서 기분 나쁘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진짜 모른다고,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말을 하라고 그러느냐고 했더니, 그게 화근이 되어서 가정에서 굉장히 불쾌한 일이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 사람한테 물어봤을 거 아니에요. 어떻게 내 이름을 아셨느냐, 물어보시지 않으셨어요?

▶ 청소노동자:

물으니까 화장실에서, ‘아니, 날마다 보는데 몰라요?’ 이래요, 자기들은 출퇴근하면서 보는 얼굴로 기억을 하고 말을 하는데 나는 전혀 모르는 상태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걸 어떻게 기억을 합니까, 내 하는 일도 바빠 죽겠는데.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정작 기억을 한다는 말이죠.

▶ 청소노동자:

네, 출퇴근하면서 쉽게 기억을 하고 매일 보니까.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 어떻게 다 기억을 해요. 그냥 지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일만 하는 것도 복잡하고 바빠 죽겠는데. 그래서 그게 화근이 돼서 굉장히 언성이 높아지고 집에서도 아주 더러운 취급까지 당하고 그런 적이 있었어요.

현장에서 일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얼굴 팔아가며 이름 팔아가며 까지 일을 해야 되는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 작은 돈을 받으면서 치욕적인 일을 당하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시민들도 모르는 것 같고.

▷ 한수진/사회자:

사진이나 이름 같은 것을 걸지 않고서라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데.

▶ 청소노동자:

그럼요, 최선을 다하죠. 정말로 최선을 다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어야 화장실이 꼭 깨끗해지는 것도 아닌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드신다는 말씀이시고요.

▶ 청소노동자: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면서도 어쩔 때는 손님들이 아주, 자기들은 쉽게 한 마디를 던진 것 같은데 우리들은 굉장히 치욕적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경험을 자주 하시는군요.

▶ 청소노동자:

사람들이 술을 먹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화장실이에요. 화장실 가서 자기들이 토하고 있고 볼일 보고 있을 때 그걸 치우라고 신고가 들어오면 거길(남자화장실) 안 들어갈 수 없거든요. 손님이 볼일 다 볼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고, 또 다음 사람들이 들어오니까. 그러면 거기서도 자기들 볼일 보고 있는데 들어왔다고 어떤 사람들은 욕도 하고 그래요.

▷ 한수진/사회자:

그럴 때마다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 청소노동자:

여자가 들어오니까 볼일을 못 보고 있다는 둥, 아이고 기분 나쁘게 소변도 안 나온다는 둥, 아주 째려보면서 그러거든요. 그럴 때는 나올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고, 우리도 할 일은 해야 되니까. 그런 것 당하면서 일을 다 하고 나오거든요. 일 처리를 하고 나오면 다음 손님이 들어가면서, ‘오늘도 근무하시네요?’ 자기들은 쉽게 한 마디 하지만 매일 같이 그 자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한테, 오늘도 근무하시네요. 그러면 그 말을 어쩌자는 건가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 저희가요,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자, 청소로 늘 깨끗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어떻게든 오늘 인터뷰로 인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청소노동자:

우리들이 거기에 이름 안 걸고, 사진 안 걸어도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제발 그런 거 시정 좀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시민단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권중심 사람의 박래군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청소지킴이’라고 해서 만들어 놨는데요. 책임을 갖다가 구체적으로 묻겠다, 본격적으로 화장실과 관련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지게 하는 거죠. 사실은 관리회사나 책임자들이 져야 할 것을 노동자들에게 다 전가시켜 버리겠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 언제부터 시작 되었나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언제부터 정확히 시작했는지 모르겠는데 철도공사는 2007년부터라고 하니까 대략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도입된 게 한 10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공공시설 화장실에는 거의 다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학교도 그렇고 굉장히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권단체나 시민 단체에서도, 인권침해다, 해서 그 동안 많이 의견을 내놓으셨다면서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본격적으로 제시하지는 못 했던 것 같고요. 각각의 시설들마다 여론에서 선발적으로 좀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불거지면서 의견들을 본격적으로 내야 하지 않을까, 노동조합이나 이런 쪽에서 관심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분명 인권 침해적 소지가 있는 거죠?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그렇죠. 고객들 중심의, 정말 책임 있게 청결하게 만들겠다고 하면 그 노동자들 이름을 쓸 것이 아니라 거기 책임자들을 가지고, 책임 회사나 관리하는 회사 연락처를 놓으면 되는 거지, 노동자들 개개인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안 되거든요. 다른 노동하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어요. 그래서 굳이 이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는 건데, 아까도 말씀했던 것처럼 인격적인 어떤 모욕도 당하게 되고 이러다보니까 인권침해 소지가 상당히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름, 사진 뿐 아니라 어떤 곳에는 휴대폰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어서 사실 이건 인권침해도 있지만 법적으로도 개인 정보 차원에서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보여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네, 휴대폰 번호까지 공개되는 경우는 확실하게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되는 사례입니다. 휴대폰 번호만 알게 되면 여러 가지로 악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보호를 하거든요. 이런 부분들까지 있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기는 하지만 만약 그런 것까지 있다고 한다면 이건 분명한 인권침해로 법적인 위반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 김포공항이나 이런 곳을 비롯해서 전국의 14개 공항 화장실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의 얼굴 사진 내렸다고 합니다. 노동자분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말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다고 하는데요. 자 이 문제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요?

▶ 박래군 소장 / '인권중심 사람':

지위로 봤을 때 상당히 약자에 위치한 사람들, 만만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지위를 악용해서 이걸 공개하고 이런 거잖아요. 도리어 이런 부분들 같은 것은 노동자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공개할 것이 아니라 책임자들을 분명히 밝히고 그 회사가 책임지는 그 시스템을 밝히는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 것이지, 이것은 과잉행정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불필요한 부분들을 진행하는 거니까, 관리책임자만 분명하게, 연락할 수 있는, 불편사항들을 신고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만 기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이분들 불편하게 하면 화장실 청결에도 더 도움 안 될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인권중심 사람' 박래군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