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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여인들 간 '장미의 전쟁'…루아얄 장관 승리

입력 : 2014.04.03 18:30


"세골렌 루아얄은 생태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프랑스 개각 명단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인물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전 사회당 대표였다.

현지 일간지인 르몽드는 3일 '세골렌 루아얄의 복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그의 옛 두 동거녀 이야기를 다뤘다.

올랑드 대통령과 루아얄 전 대표는 1970년대 후반 엘리트 관료 배출학교인 국립행정학교(ENA) 동기생으로 처음 만났다.

둘은 사랑에 빠졌고 정식 결혼이 아닌 동거 형태로 살아왔다.

루아얄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사회당 정권 때 정계에 입문해 1992년 환경장관에 기용됐다.

둘은 네 자녀를 키우며 정치적으로 성공해 '황금 커플'로 불리며 대중의 부러움을 샀다.

루아얄은 2007년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나서서 프랑스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었으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에게 패하고 말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당시 '파리마치' 기자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사귀고 있었고 루아얄과 올랑드는 25년간의 동거 생활을 결국 끝내게 된다.

루아얄은 2012년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때 올랑드가 자신을 별로 도와주지 않은 것은 올랑드가 이미 그때부터 트리에르바일레와 외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트리에르바일레가 자신을 돕지 못하도록 올랑드를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루아얄은 "프랑수아가 왜 나를 돕지 않았는지 이제는 안다"며 "그녀(트리에르바일레)는 몇 년 동안 나의 삶을 파괴했고…나는 가정을 잃었으며…원통해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나"라고 분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대선 패배 후 루아얄의 정치 인생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08년에는 선거조작 논란 속에 사회당 대표직을 마르틴 오브리에게 넘겨줬고, 2012년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 다시 나섰으나 전 동거남인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루아얄은 2012년 올랑드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시 올랑드 대통령의 동거녀였던 트리에르바일레가 반대해 입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회당 대표까지 지냈던 프랑스 정치계 거물인 루아얄은 이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 다시 나서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이번에도 트리에르바일레가 루아얄의 발목을 잡았다.

트리에르바일레는 루아얄과 총선에서 맞붙는 경쟁 후보에게 "행운을 빈다"면서 격려하는 트위터 메시지를 남겼고 야당마저 경쟁 후보를 지지하면서 루아얄은 이 선거에서 무참하게 패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애초 루아얄의 당선을 예상하고 그녀에게 하원 의장직을 맡길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아얄과 트리에르바일레는 서로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이름조차 입에 올리기 꺼리는 사이로 잘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호사가들은 이 트위터 사건을 '장미의 전쟁'으로 부르면서 올랑드의 두 동거녀 간 싸움을 관심 깊게 지켜 봤다.

반전은 올해 초 일어났다.

올랑드 대통령이 여배우 쥘리 가예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한 연예 주간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올랑드는 결국 지난 1월 말 7년간 함께 살아온 두 번째 동거녀인 트리에르바일레와도 헤어졌다.

더는 루아얄의 입각을 방해하는 인물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지방선거 참패 후 단행된 개각에서 루아얄은 올랑드 정부에서 서열 3위인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으로 임명됐다.

올랑드 대통령을 두고 트리에르바일레와 벌인 '장미의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루아얄이 된 것이다.

루아얄은 1992년 환경 장관에 임명되고 나서 이번에 4번째로 장관직에 올랐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