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대법원, '향판' 개편·판사 처신 감독 강화

입력 : 2014.04.02 14:37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국민과 소통에 주력"


대법원은 지역법관 출신인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이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 판결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지역법관(향판) 제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친다.

벌금액에 따른 노역기간의 상·하한선을 정한 전국 수석부장 회의와 대법관 회의 결과를 토대로 환형유치(벌금 미납시 노역 대체) 제도의 구체적 세부 기준도 마련한다.

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법정 녹음제도 전면 실시, 민사판결서 공개, 도산사건 전자소송 시행 등 주요 사법현안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취임 한달을 맞아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법행정 주요 정책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박 처장은 "올해 사법행정은 충실한 재판, 투명한 사법, 인권감수성 제고, 국민 편의 제고, 소통 강화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환형유치와 관련, 벌금 1억원 이상 선고 사건의 노역 일당은 벌금액의 1천분의 1을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징역형에 고액 벌금을 함께 부과하는 범죄는 노역일수의 하한기준을 정해 '황제노역'이 나올 수 없도록 했다.

노역일수의 하한기준은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은 300일,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500일,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은 700일, 100억원 이상은 900일이다.

지역법관 제도는 폐지 대신 일단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전보·승진 때 권역별로 순환 근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또 법관이 외부인사와 접촉할 때 유의할 사항에 대한 윤리규정을 신설키로 했다. 판사의 '직무 외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대법원은 판사의 '막말'을 방지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재판 과정을 녹음하는 법정 녹음 제도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고 민사판결문도 공개한다.

이 제도는 서울북부·수원·청주지법에서 시범 실시 중이다.

대법원은 2011년 7월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에서 판결문 공개 원칙을 도입함에 따라 형사판결문은 지난해부터 공개하고 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가해자나 관계인에게 유출돼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도 도입한다.

대법원은 지난달 성범죄 가해자에게 피해 여성의 주소 등 신상정보가 담긴 형사배상명령 각하 결정문이 전달된 사건을 계기로 관련 예규를 전면 보완하기로 했다.

또 배상신청서에 적는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하고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형사공탁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형사공탁제가 도입되면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공탁금을 내면 된다. 이에 따라 '억지 합의' 시도나 협박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오는 28일부터 도산사건에도 전자소송을 시행한다. 형사소송을 제외한 대부분 재판에서 전자소송이 도입돼 대중화·본격화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