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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 궁금해하고 과거 잘못 빈다면…관심 필요

입력 : 2014.04.01 13:52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A양은 친구의 권유로 가입한 일진회가 폭력 서클이라는 것을 알고 탈퇴하려다 회원들로부터 학대와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급격히 의기소침해진 그는 SNS에 자살과 관련한 글을 올리고, 인터넷에 '사후세계'나 '자살'을 검색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부모님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건네는 이상행동도 한 A양은 결국 집에서 목을 매 숨졌습니다.

20년 이상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 아침에 해고된 50대 가장 B씨는 암 진단까지 받으면서 우울감이 커졌습니다.

부쩍 말수가 줄어든 그는 전에 없이 가족들을 위해 선물을 사오거나 집 가전제품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가족에게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늘(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에 나온 자살 유형과 연령대별 자살 징후를 토대로 한 가상 자살 사례들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복지부는 실제 자살사망자 72명의 유족을 면담하고 유서를 분석하는 등의 '심리적 부검'을 처음 실시하고, 자살 사망자 8천여 명의 통계 자료를 분석해 자살 사망자의 유형별 특징과 위험요인, 징후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심리적 분석을 통해 드러난 자살 위험요인은 모두 14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 자해 2회 이상 또는 자살시도 1회 이상 ▲ 최소 2회 이상의 반복적인 자살의도 표현 ▲ 정신과적 진단 1회 이상이 공통 위험 요인입니다.

여기에 ▲ 관계 단절 ▲ 무직·파산·실직·5천만원 이상의 빚 중 2개 이상 ▲ 12개월 이내 생애사건 중 4개 이상 ▲ 스트레스 반응 여부 ▲ 이혼·사별·독신·별거 중 2개 이상 등의 11개의 추가 위험요인과 연령대별 가중 요인을 제시했습니다.

공통 위험요인이 1∼2개 이상에 추가 위험요인 3∼5개 이상, 연령대별 가중위험요인이 포함되면 자살이 임박한 '고위험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특징적인 자살 예고 징후도 있습니다.

20대 이하의 경우 학교·직장에서의 관계를 정리하고 SNS 사진이나 문구가 자살과 관련된 내용으로 바뀌며 보험 해지, 하드 포맷 등의 신변 정리에 들어갑니다.

또 사후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인터넷에 자살 방식을 검색하게 됩니다.

30∼40대의 경우 술를 마시는 빈도가 증가하고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양상이 나타나며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빌기도 합니다.

50∼60대는 주위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호의를 베푸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며,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거나 자식들에게 '어머니/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불을 빨거나 가족을 위해 무엇을 사놓는 행동 등도 자살을 앞둔 이들의 특징적인 특징이었습니다.

자살 사망자들은 사망 전 병원 출입도 잦아졌습니다.

자살 사망자 6천여 명의 자살 전 의료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자살 전 1년 동안의 의료이용이 자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많아졌습니다.

특히 자살 전 3개월 내에는 10∼12개월 전에 비해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51% 늘었습니다.

이밖에 남성은 상해로 인해 병원을 찾은 비율이 35% 늘었고, 여성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47% 늘어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여성의 경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소화불량 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자살하기 전 우울증 관련 약물의 이용도 늘었는데, 그 중에서도 자살 3개월 이내 수면제의 이용이 10∼12개월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항정신병약물과 항우울제·항불안제 이용도 각각 75%, 50% 증가했습니다.

암 진단 초기의 자살률도 높았습니다.

암 진단 후 6개월이 안 된 사람들은 5년 이상 경과한 사람들에 비해 자살 위험도 가 남자는 2.6배, 여자는 3배 높았습니다.

암 진단 후 암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중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암 발생 후 1년이 지날 때마다 자살 위험도는 남자 11%, 여자 12%씩 낮아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