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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탈북기업인 中서 '잠적'…"투자탈북자 수백 억 대 피해 우려"

입력 : 2014.03.26 16:52


탈북자들로부터 주로 투자금을 모아 '기업신화'를 일궈낸 것으로 알려진 중견 탈북기업인 H(49)씨가 최근 중국 출장 중 사라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오늘(26일) 경기도 파주에 공장을 둔 H무역 관계자와 경찰 등에 따르면 H씨는 지난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여직원 3명과 함께 중국 출장을 갔다가 귀국 예정일인 22일 중국 선양의 한 호텔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H씨는 22일 오전 9시 30분 직원들과 호텔 로비에서 만나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로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동행한 직원들은 중국 공안과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실종 신고를 하고 이틀 뒤 귀국했습니다.

H씨는 탈북자들에게 이자를 주기로 하고 투자금을 모집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H무역에 투자한 탈북자들 가운데 일부는 H씨가 단순 실종된 것이 아니라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탈북자 투자자는 "H씨는 잠적한 것은 확실하다"라며 "그는 그동안 방만 경영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많이 써버려 항상 자금난에 시달렸고 중국 가기 직전에도 돈 빌리러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H무역에 3천만 원을 투자한 탈북자 이모씨가 공개한 '이자 지급 약정서'에 따르면 이씨는 H씨에게 돈을 투자하고 월 1.5%(연 18%)의 이자를 받기로 계약했습니다.

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H무역에 투자한 탈북자 투자자만 410여 명, 투자 원금만 11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며 "H씨는 이번에 중국 출장 가기 전날까지도 탈북자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전했습니다.

H씨는 탈북자들의 투자금 외에도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리에 있는 공장 부지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200여억 원의 대출을 받는 등 총 400여억 원에 달하는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에서도 H씨의 잠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H무역 직원 11명은 오늘 오전 H씨를 사기 혐의로 파주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H씨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수익금 15%를 주겠다며 직원 11명에게 회사 운영자금 명목으로 5억3천530만원을 빌려 도피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 회사가 탈북자를 고용해 정부로부터 고용지원금을 받아왔다"며 "이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이 내사를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출신인 H씨는 탄광에서 일하다 북한을 탈출, 2002년 국내에 들어와 2003년 5월 자본금 1천500만 원으로 생필품 등을 수출하는 H무역을 설립했고 직원도 대부분 탈북자로 채용했습니다.

이후 회사가 매출 수백억 원의 기업으로 급성장, H씨는 '성공한 탈북자의 상징'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