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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푸틴, 안으로 곪는 경제에 발목 잡힐수도

입력 : 2014.03.25 17:1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병합으로 전세계에 유감없이 '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결국 안으로 곪아가는 경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는 등 최근 러시아 경제에 대한 경보음이 잇따라 울리면서 위기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내부에서도 크림반도 병합과 이에 따른 서방 제재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클레파치 러시아 경제차관은 2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에만 순자본 유출 규모가 700억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규모이자 지난해 전체의 이탈 자금 627억 달러보다도 많은 액수다.

여기에 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클레파치 차관은 밝혔다.

1분기 전체로는 성장률이 제로(0)에 가까우리라 전망했다.

클레파치 차관은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2월의 0.3% 성장은 "예상보다 괜찮다"고 평가하면서도 "선진국 및 세계 시장과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받을 영향을 예측에서 고려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재가 아직 뚜렷한 경제적 효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으나, 관계 악화는 그 자체로 경제 성장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이며 자본 유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안톤 실류아노프 경제장관도 "제재가 러시아 금융시장을 흔들지 못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충격받고 있다"고 지난 21일 시인한 바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 하 러시아 경제를 '전함 포템킨'에 빗댔다.

1905년 흑해함대 소속 포템킨호 수병들은 썩은 쇠고기로 만든 수프에 분노, 전함을 장악하고 시민들과 봉기를 일으켰다.

러시아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되는 이 사건처럼 푸틴 대통령도 민심 이반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비단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의 제재뿐만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경제는 장기 불황 속에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사 왔다.

그 기저에는 석유·가스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와 푸틴 대통령의 실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샤르마 대표는 WSJ 기고문에서 지적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앞서 10년간 연평균 7%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3%로 급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 취임 이후 책임 있는 경제 운용으로 70%대의 지지율을 누렸지만, 이후 점점 크렘린의 지배권을 확대하는 데 치중하며 '자멸적인' 경제 전략을 폈다고 샤르마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이 지금은 자신만만한 푸틴 대통령의 면모에 갈채를 보내고 있지만, 경제가 계속 악화한다면 이는 바뀔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