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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실력 모른채 진검승부"…6·15정상회담 뒷얘기

입력 : 2014.03.25 16:38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 실무자로 배석했던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 오늘(25일) 정상회담 뒷얘기를 풀어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2011∼2013년 통일부 차관을 지냈습니다.

김 전 차관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모임 '통일경제교실' 특강에서 "북한 내부에 김정일을 대신해 그런 일(의제 사전조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유일영도' 북한 체제에서 김정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의제 조율에 나설 북측 인사가 없었다는 지적을 한 것입니다.

이어 "북한이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협의하자는 우리 측 요구에 응해오지 않아 우리로서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가졌는데 나중에 북한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니까 조금은 이해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누구 하나 재량권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권한을 위임받지도 않았다"면서 "김정일의 말 한마디에 쩔쩔매고 어떻게 할 줄 모른다. 그 앞에서는 어리바리하게 군다. 이것이 북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사전에 상대의 실력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검승부를 한 것"이라며 "두 정상이 그 자리에서 뚝딱 만든 것이 6·15 남북공동선언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는 "대단히 영리하고 능수능란한 사람", "상당히 주도적이고 압도하는 분위기로 (회담을) 끌고 갔다"고 묘사하면서 "회담은 매우 직설적으로 진행됐고, 말을 돌려서 하는 외교적 배려는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현재의 북한에 대해서도 "과거 김정일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듯 누구도 김정은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있었다"면서 "남쪽 입장에서 보면 남북정상회담이 상당히 큰 유혹인데 이 대통령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그런 점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K실장'으로 불리며 대북 비밀접촉 주역으로 활동했습니다.

2009년 11월 개성에서 북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고, 북측이 2011년 5월 폭로한 베이징 비밀접촉 당사자로 이름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앞으로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김 전 차관은 "지금은 남북정상회담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지는 않고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북한 핵문제를 가장 중요한 논제로 꼽았습니다.

또 "북한 사람들에게 통일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방법은 통일재원 마련"이라는 견해도 보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