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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사우디 방문…28일 정상회담 주목

입력 : 2014.03.23 23:35

작년 삐걱거린 양국 관계 회복 노력 전망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찾는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리야드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한다.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해 미국의 여러 중동 정책에 대한 사우디의 실망으로 양국 관계가 삐걱거린 뒤 이뤄지는 것이어서 중동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무슬림형제단 문제로 미국의 중동 역내 우방인 사우디를 비롯한 일부 아랍 국가와 카타르 사이에 최근 갈등이 불거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는 군사·안보·자원·경제 등의 분야에서 70년간 미국과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역내 최고의 맹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시리아 정책과 이란과의 화해 움직임, 이집트 지원 중단 등에 사우디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우디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리아 공습안을 포기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분노했다.

지난해 8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에 조성된 우호적인 분위기 역시 사우디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말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가 귀국하는 로하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고 국제사회는 양국이 화해 수순을 밟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경쟁 관계에 있고 시리아 정권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화해 조짐에 사우디로서는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미국과 사우디의 견해 차이는 지난해 7월 이집트의 군부 쿠데타 때에도 나타났다.

미국은 쿠데타 제재 차원에서 사우디가 옹호하는 이집트 군부 정권에 대한 지원 중단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사우디의 정보수장인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지난해 10월 유럽 외교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의 협력을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반다르 왕자는 22년간 미국 주재 대사를 지낸 사우디 내 대표적 친미 인사여서 미국으로서는 더욱 충격이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우디가 같은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자리를 거부한 것도 미국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작년 말에도 사우디의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가 시리아 반군을 적극 지원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영국을 몰아세웠고, 주영국 사우디 대사는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서구의 정책을 도박에 빗대 비난하는 기고문을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에 실은 바 있다.

미국에 대한 불만이 이처럼 팽배한 가운데 이뤄지는 리야드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 압둘라 국왕을 비롯한 사우디 고위 인사들의 우려를 누그려뜨리는데 최선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역내 맹주인 사우디와의 우호관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최근 워싱턴DC 주재 시리아 대사관을 폐쇄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임명한 외교관들을 추방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미국은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과 다른 역내 우방인 카타르 사이에 최근 불거진 갈등에도 최대한 간섭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섣부른 중재 시도가 사우디의 심기를 또다시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애초 28일 걸프협력이사회(GCC)의 6개 회원국 정상을 리야드로 초청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었으나 카타르와의 갈등으로 이를 취소했다.

미국 정부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압둘라 국왕과 정상회담만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실제 사우디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는 최근 "걸프 국가 간 불화는 미국의 중재로 풀 수 없는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파이잘 압바스 알아라비야 영문뉴스 보도국장은 23일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 기고문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의 이익을 넘어 공동의 가치와 공공 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관계를 만들 기념비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바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