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엔 지역 내 휴업하는 학교들을 알리는 자막 스크롤이 끊임없이 흐른다. 거의 전부다. 지난 겨울 폭설로 학교 문을 닫은 날이 많아 이제는 하루 쉬면 방학이 하루 줄어들 지경이다. 연방공무원들 역시 휴업이다. 덕분에 어렵사리 만든 취재 약속 하나도 깨졌다. 학생들과 공무원들은 밤사이 한 차례 눈을 비비며 인터넷을 열었을 게다. OPM (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 연방인사관리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CLOSED' 문을 닫았다는 표시가 빨간색으로 선명하다.
사실 오늘 출근하면서는 '이 정도 눈으로 연방정부가 문을 닫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큰 길 눈은 일찌감치 다 치웠고, 그래도 봄이 코앞인지라 눈이 얼어붙지도 않았다. 꼭 2주전 눈폭풍 때와는 땅의 기운이 달랐다. 그래도 미국은 나름 움직이는 원리가 있다. 대부분 차를 몰고 출근하는데 접촉 사고 두세 건이면 고속도로는 마비다. 사고 위험에다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쉬고 다음 날 잘 나오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오바마 대통령이 오전부터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분할 사태로 국제 사회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터였다. 단호한 표정으로 우크라이나 구 정부 인사들과 '배후'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안을 담은 행정명령을 공표했다. 그리고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인 압바스와 회동에 들어갔다. 난항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중동 평화협상을 논의하는 자리였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