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만큼은 선진국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분리 수거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종량제도 실시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자체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장만했습니다. 오염도 막고 자원 재활용도 합니다.
저는 집안일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지저분하기도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통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이웃이라도 만나면…정말 난감합니다. 하지만 그 까다로움과 철저함이 은근히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중국에서의 쓰레기 배출은…대단히 편합니다. 쓰레기를 가리지 않고 모두 모아서 공동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물론 음식물 쓰레기를 가려낼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습관이 남아 음식물 쓰레기는 다른 비닐 봉투에 모아 따로 버리지만 실상은 소용 없는 짓입니다. 어차피 수거차량이 함께 섞어버리니까요.
문제는 중국의 음식물 쓰레기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버려진 음식물의 양이 하루 평균 16만6천톤, 1년 동안 무려 6천66만톤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2천억 위안, 우리 돈 35조원 이상입니다. 무려 2억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세계곳곳에서 10억명이 기아로 고통받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2억명분의 음식, 35조원이 땅속에 파묻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밑반찬이 많다보니 쓰레기량이 늘어납니다. 반면 중국 음식은 서양처럼 요리 위주입니다. 먹을 음식을 일일히 주문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보다 먹는 음식 대비 버리는 음식의 비율이 더 큽니다. 중국인들 특유의 대접 문화 때문입니다.
음식점에서 중국인들이 회식을 하고 난 테이블을 보면 반 이상의 음식이 그대로 남습니다. 손님을 대접하는데 그릇마다 깨끗이 비면 초청한 사람은 체면을 잃습니다. 그만큼 속이 좁고 인색한 사람으로 낙인 찍힙니다. 그러다보니 애초 음식을 반 이상이 남도록 풍성하게 시킵니다.
버려지는 음식의 질도 문제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중국의 음식은 튀기거나 볶는 음식, 즉 기름으로 조리하는 음식이 많습니다. 당연히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에는 엄청난 양의 식용유가 포함돼있습니다. 어찌나 많은지 중국에서 최근까지도 식당 거리의 하수구에서 퍼올린 폐식용유를 재처리해 일반 식용유에 섞어서 파는 '쓰레기 식용유'가 사회문제화 될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 음식 쓰레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토양과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잘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캠페인을 때마다 벌입니다. 하루종일 TV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공익광고를 냅니다.
몇 해 전부터는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시범도시 60곳을 선정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수거해 오염을 막고 자원화 하는 시설을 구축해왔습니다. 2011년에는 도시 33곳에서 관련 법규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능력은 하루 평균 8천2백톤에 불과합니다. 전체 음식 쓰레기의 5%에도 채 못미칩니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음식물 쓰레기 관련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돼도 2015년의 예상 처리율이 16.7%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중국 각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습관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나마 앞서 말한 분리 수거 시설이나 시스템은 대형 음식점 위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일반 중국 가정들의 분리 수거 참여율은 0%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먼저 중국 정부의 인식과 태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계도 위주였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에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최근 환경 오염을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급격히 커지면서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 생활 쓰레기 처리 시설을 확충하는데 109억 위안, 약 2조원을 쏟아붇겠다고 나섰습니다.
반강제적인 분리 수거 방식도 도입할 움직임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음식물 쓰레기 처리 관련 시장이 급속히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400억 위안, 약 7조원 시장으로 추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서 말한 대로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 시스템을 개발해왔습니다. 처리 시설 구축 기술도 높습니다. 재활용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도 있습니다.
이런 유리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이 중국의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에 앞장설 뿐 아니라 7조원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기사는 대한무역진흥공사, KOTRA 베이징 무역관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